[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저는 오늘 백척간두 위기의 칼날 위에 선 국민의당을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국민의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천정배 의원은 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전 대표를 강하게 비난했다.
천정배 국민의당 당대표 후보는 “3일 전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오는 8월 27일에 있을 국민의당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며 “당이 사라질 위기를 맞아 당의 생존을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했다. 저는 오늘 안 전 후보의 당대표 출마선언으로 인해 진짜 당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절박하고 엄중한 심경으로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 전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뒤 당은 벌집을 쑤신 듯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들었다. 안 전 후보의 출마를 반대하는 분들과 옹호하는 분들 사이에 반목과 비난과 손가락질이 난무하며, 탈당하겠다는 분까지 있다”며 “한 마디로 당 깨지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려오고 있다”고 안 전 대표의 출마선언을 비난했다.
또 “이번 전당대회는 전 지도부의 임기만료로 치러지는 것이 아니다. 대선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도부를 대체하기 위한 보궐선거”라며, “대선 패배의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고 공동선대위원장을 했던 저에게도 있지만 가장 큰 책임은 누구보다도 안철수 후보 본인에게 있다. 박지원 대표의 책임이 안철수 후보보다 클 수는 없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당대표 자리를 대선 패배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대선 후보가 차지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이해하실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천 후보는 “이것이 안철수 후보가 지겠다던 책임이고, 안철수 후보가 그렇게도 부르짖던 ‘새정치’인가. 정치지도자의 첫째가는 덕목은 책임을 지는 자세이다. 안철수 후보의 당대표 출마는 구태 중의 구태정치이다”라며, “누울 자리, 누워서는 안 될 자리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몰상식, 몰염치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선에서 패배한 지도자들은 짧지 않은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보냈다. 김대중 대통령도 1992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 2년 7개월의 뼈를 깎는 성찰의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정계에 복귀하고 끝내 대통령이 됐다”라며, “저를 비롯한 우리 국민의당 당원들은 안 전 후보도 그런 길을 가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안 전 후보를 보호하기 위해 작은 허물이라도 덮어주려고 모두 한 마음으로 노력했다. 그러나 그 노력의 결과는 당 깨지는 소리, 당원들 간 분열과 반목의 소리만 가득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것은 단합의 정치가 아니다. ‘분열의 정치’이다. 안 전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기 하루 전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 대화를 나누었다. 저를 비롯해 거의 모든 분이 출마를 말렸다. 하지만 결론은 안 전 후보의 뜻대로 강행됐다”며 “당을 위하고 안 전 후보를 위하는 간곡한 진심은 무시당했고, 진심어린 조언을 했던 분들은 당혹감을 넘어 모욕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자신과 생각이 다르니 설득을 포기하고 일방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것은 소통이 아닌 불통이고 아집이고 독선”이라며, “3일 동안 많은 당원들을 만났다. 거의 모든 분들이 안 전 후보의 출마 선언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고 큰 걱정을 말씀하셨다. 당원들을 걱정시키고 당원들을 막다른 선택으로 내모는 것은 정치지도자가 할 일이 아니다. 이것은 당과 당원에 대한 ‘협박의 정치’“라고 지적했다.
천 후보는 “국민의당은 지지해주셨던 국민들로부터 먼저 지지를 되찾아야 한다. 그리고 더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라며 “안 전 후보에게 마지막으로 요구한다. 이미 당과 당원들은 많은 상처를 입었다. 이렇게까지 하는 것이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질 것을 요구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저 천정배, 대선패배와 제보조작사건으로 위기에 빠진 국민의당, 대선후보였던 분이 자초한 그보다 더 큰 혼란으로 존폐의 기로에 서있는 우리 국민의당을 반드시 지키겠다. 반드시 살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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