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기자] 국방부가 '공관병 갑질' 의혹이 제기된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육군대장) 부부에 대해 '봐주기 수사'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2일부터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이다.
6일 인권단체 군인권센터는 보도자료를 내고 "국방부 검찰단이 긴급체포, 압수 수색 등 강제수사를 배제하고 있다"면서 "지난 5일 검찰 수사관들이 2작사에 방문했을 당시에도 압수수색영장과 체포영장 등을 가지고 가지 않아 시간 끌기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박 사령관이 오는 8일 장관 인사로 전역하게 되면 사건이 군 검찰에서 민간 검찰로 이첩돼 공관 압수 수색을 진행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지적이다.
송광석 국방부 검찰단장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군 인권센터는 "송 검찰단장이 이 사건을 장관에게 보고할 때 '형사처벌을 할 수 없고 기껏해야 벌금형'이라는 태도를 보였다"면서 "육사 선배인 박 사령관 봐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인권센터는 또 공정한 수사를 위해 송 검찰단장의 보직 해임을 요구했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박 사령관 부부의 새로운 갑질 행위를 공개했다. 박 대장이 7군단장 재임 시절 경계병 4명을 자신의 텃밭을 관리하는 '농사병'으로 사용했다는 제보다. 제보자들은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사령관 가족이 먹을 만큼의 작물을 수확하고 닭과 오리를 사육했다"고 털어놨다. 또 박 사령관은 면회가 이뤄지는 군 식당을 휴무일에 찾아 제공하지 않은 음식을 요구하기도 했다. "회를 떠 오라"고 지시해 근무병이 노량진 수산시장까지 간 적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령관 아내는 공관병 팔뚝과 등 등을 손바닥으로 폭행하는가 하면 "토마토가 물러터졌다며 던졌으나 다행히 벽에 맞았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군인권센터가 밝혔다.
국방부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국방부는 "군 검찰단장이 장관보고 시 언급했다고 주장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추가적으로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군 검찰 수사와 공관병 운용실태 전수조사를 통해 철저히 밝히겠다"고 반박했다. 이어 "군은 이번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한 가운데 군 검사 등 수사인력을 편성해 휴일 없이 현장조사와 증거물 확보 등의 철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사령관 부인 전모씨는 7일 서울 용산구 군 검찰에 출석해 "공관병에 상처를 줘 미안하다"고 말했다. 오는 8일에는 박 사령관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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