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융권 노사갈등 접고, 산별교섭 재개해야

[기자수첩] 금융권 노사갈등 접고, 산별교섭 재개해야

기사승인 2017-08-21 05:00:00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지난해 박근혜 정부의 무리한 성과연봉제 도입으로 1년째 파행되고 있는 금융산업 산별교섭이 좀처럼 재개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성과연봉제 도입을 계기로 벌어진 노사관계를 봉합하고,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노사가 같이 나아가야할 시점에 아쉬운 부분이다.

금융산업 산별교섭은 지난 2010년부터 시작돼 그동안 안정적인 운영을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해 각 금융사 사측이 개별교섭을 선언하며, 사용자협의회를 일제히 탈퇴하면서 중단됐다. 당시 금융사 사측은 성과연봉제를 놓고 노조와 갈등이 격화되자, 더 이상 산별교섭으로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명분을 내세워 탈퇴를 결정했다.

한 번 중단된 산별교섭은 성과연봉제가 도입이 중단된 지금까지 재계되지 못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 17일 사용자협의회와 33개 금융사 사측을 상대로 산별교섭 재개를 시도했으나, 이날 역시 사용자협의회의 불참으로 산별교섭은 불발됐다.

금융사 사측이 산별교섭에 복귀하지 않는 것은 개별교섭이 산별교섭보다 각 금융사 상황에 적합한 안건을 상정하고, 논의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하지만 노사 모두 산별교섭이 가져오는 단점을 넘어 장점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노사가 개별 회사가 아닌 금속·금융 등 업종별로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산별교섭은 동일 산업 전체에 같은 근로조건을 설정함으로써 노동약자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기능이 있다. 김영주 노동부 장관 역시 “산별교섭은 기업·직종 간 근로조건 격차 완화에 이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산별교섭은 산업 단위로 노사협상이 진행되는 만큼 노조의 힘이 없는 사업장 근로자들의 교섭력을 보전하고, 반대로 노조의 힘이 과도한 사업장의 경우 사측의 교섭력을 보전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

따라서 금융권 노사 모두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 산별교섭의 재계를 다시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각 금융사 사측의 경우 갈등의 소재가 되어왔던 성과연봉제가 전면 백지화된 만큼 산별교섭에 임하려는 좀 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아울러 정부에는 금융사를 대상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압박하는 등 산별교섭 중단에 일정 책임이 있다. 이에 정부도 금융산업 산별교섭 재개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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