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월드컵 자력진출은 오직 승리뿐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1세기 들어 가장 중요한 기로에 섰다.
한국은 6일 자정(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경기장에서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0차전에서 2위 경쟁상대인 우즈벡과 맞붙는다.
A조 1위,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의 야심찬 출사표가 무색하게 한국팀은 비루한 처지에 놓였다. 시리아와 우즈벡이 승점 2점 차로 바짝 추격 중인 상황에서 본선 직행과 플레이오프행, 예선 탈락의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
앞선 9차전에서 한국은 이란에 비기고 우즈벡은 중국에 패했다. 이 가운데 시리아가 카타르에 대승을 거두며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한국은 4승2무3패 승점 14점(골득실 +1)으로 2위를 지킨 가운데 시리아(승점 12점, 골득실 +1), 우즈벡(승점 12점, 골득실 -1)이 나란히 3, 4위에 올라 있다.
▶공한증 못지 않은 상대전적
한국은 상대전적에서 10승3무1패로 크게 앞서있다. 1994년 10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0대1로 패한 뒤 13경기 연속 무패 행진 중이다. 최근 5경기는 3승2무를 기록했고, 타슈켄트에선 최근 2경기 연속 비겼다.
우즈벡은 이번 최종예선에서 무승부 없이 4승5패를 기록했는데, 4승 모두 홈에서 나왔다. 이란에 0대1로 패했지만 시리아, 중국, 카타르에게 모두 이겼다. 9경기 6골 7실점을 기록한 짠물축구의 결과물이다.
‘우즈벡 킬러’ 이동국의 출전여부도 관심사다. 이동국은 우즈벡을 상대로 4골이나 넣은 경험이 있다. 특히 2012년엔 타슈켄트에서 골맛을 봤다. 다만 빠른 템포의 축구를 염두에 뒀을 때 후반 김신욱과 함께 조커로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전술·심리적 우위 한국, 초반 실점 경계해야
당장 급한 건 우즈벡이다. 시리아에 골득실에서 뒤져 4위까지 쳐졌다. 한국전에서 이기더라도 조 2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적어도 경기 내내 전원수비나 침대축구를 구사할 가능성은 적다.
한국으로서는 호재라 할 만하다. 자력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를 쟁취해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효율적으로 전술을 짤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이 20세 이하(U-20) 월드컵부터 고집한 빠른 빌드 업의 공격축구가 효과를 볼 여지가 있다.
한국은 손흥민, 황희찬, 이근호, 염기훈 등 공간이 생겼을 때 기지를 발휘할 수 있는 자원을 풍부하게 보유 중이다. 우즈벡이 경기 초반 공격적으로 나오지 않을 지라도 저돌적으로 임하는 시점은 반드시 온다. 한국이 득점의 신호탄을 쏠 기회의 순간이다.
일찍 실점을 허용할 경우 걸어 잠그는 플레이가 나올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초반 실점이 경계되는 이유다.
지난 이란전에서 나이답지 않은 노련함을 보여준 김민재(전북 현대)가 주장 김영권의 ‘수비 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선 이란전에서 최철순이 옐로카드를 받아 경고누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포지션이 유지될 시 최철순이 빠진 우측 풀백은 고요한(FC 서울), 장현수(광저우 푸리)가 채울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이 지난 U-20에서 아르헨티나를 쓰러뜨린 3-4-3 포메이션을 가동할 수도 있다. 이 경우 김영권-김민재-고요한으로 스리백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회복세인 기성용의 출전이 유력해 중원도 좀 더 튼튼해진다.
▶이기면 본선행 확정·비기면 상황에 따라… 경우의 수는?
이번 경기에서 한국이 이기면 2위로 본선행을 확정짓는다. 이 경우 시리아가 이란전에서 대패하지 않는 이상 3위로 플레이오프에 오른다. 우즈벡은 4위로 탈락이다.
한국이 비길 경우 시리아 경기 결과를 봐야 한다. 시리아가 이란에게 이길 경우 한국은 3위로 플레이오프행이다. 반면 비기거나 패할 경우 2위로 본선에 오른다. 우즈벡 역시 시리아 경기 결과에 따라 3위 혹은 4위가 된다.
한국이 우즈벡에 패할 경우에도 시리아 경기 결과를 봐야 한다. 시리아가 비기거나 패할 경우 한국은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그러나 시리아가 이란을 잡으면 한국은 조 4위로 예선 탈락이다. 우즈벡은 시리아 경기결과에 따라 2위 혹은 3위가 된다.
한국이 3위가 되면 1장의 본선 티켓을 놓고 두 차례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아시아 지역예선 B조 3위와 홈&어웨이 방식으로 경기를 치른 뒤 북중미 4위와 같은 방식으로 끝장전을 벌인다. B조 3위는 호주 내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유력하다. 호주는 지난해 아시안컵에거 한국을 이긴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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