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발사대 4기가 배치된 뒤 수도권을 보호할 사드의 추가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7일 오전 경기도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에 보관돼 있던 발사대 4기와 공사장비·자재 등을 성주 사드기지에 반입했다. 레이더 한 대와 발사대 여섯 기가 한 세트인 사드가 한국에 반입된 지 반년 만에 완전한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그러나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에는 의문이 남아있다. 사드의 작전 반경은 약 200km다. 대전 이남 지역은 방어권역에 들어가지만 서울 등 수도권은 닿지 않는다. 사드는 기본적으로 40~150km, 즉 중고도에서 적 미사일을 요격한다. 때문에 북한이 낮은 각도, 또는 아예 고각으로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사드는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사드 배치에 이어 보수 야권에서는 '사드 추가 도입론'이 힘을 얻고 있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은 7일 토론회에 참석해 "우리 모두가 걱정하고 예견했던 국가적 위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왔다"면서 "경북 사드만으로는 부족하고 이중 삼중의 방어막을 쳐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하태경 의원은 YTN라디오에 출연해 "북한은 사실상 핵 무장국"이라며 "우리도 방어할 수 있는 다층적인 미사일 체계가 있어야 하고 이번에 한 개 포대 뿐 아니라, 두 개 포대는 더 가져와서 북한 미사일 방어에 만전을 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자유한국당(한국당)도 가세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정부, 여당이 사드 배치로 국가적 혼란을 초래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면서 "한미 군 당국이 사드 1개 포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1개 포대 추가배치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정부도 사드 추가 배치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 4일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통화와 관련, 성명을 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수십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무기와 장비를 구입하는 걸 승인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앞서 지난 1일에도 두 정상 간 통화 뒤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사드 추가 구매를 압박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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