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 A군의 선고를 유예한다.”

지난 8일 오후 창원지법 315호 대법정에서는 재판장의 선고를 앞두고 정적이 감돌았다.

이날 재판은 사실 창원지법에서 진행한 청소년 모의재판 경연 대회 중 하나의 가상 시나리오였다.

그렇지만 긴장감만큼은 실제 재판과 다르지 않았다.

중학생 A군은 자주 가는 PC방에서 14만원 상당의 요금을 내지 않고 종업원을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군은 평소처럼 PC방 이용 요금을 다음에 내겠다고 했지만 종업원 B씨는 이를 믿지 못했다.

말다툼 끝에 A군은 B씨를 때렸고 B씨 앞니 2개가 부러졌다.

B씨 아버지가 A군을 사기와 폭행 혐의로 고소한 것이 이 시나리오의 주 내용이다.

이 시나리오를 짠 마산 호계중학교 학생들은 이런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 학생들이 경솔한 행동으로 범죄자가 되지 않도록 경각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재판장, 검사, 변호인, 피고인, 증인까지 실제처럼 재판을 진행하며 공방을 주고받았다.

이날 창원지법에서는 모의재판 경연 대회 본선에 진출한 6개 팀의 재판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지도교사와 팀을 구성해 학교나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을 통해 법률적 문제를 찾아내고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창원지법은 각 팀별로 법관과 사무관 1명씩을 지정해 지도했다.

이날 심사는 창원지법 정재규 수석부장판사를 위원장으로 변호사, 법학과 교수 등 5명의 심사위원이 논리성, 참신성, 팀워크 등을 기준으로 심사했다.

호계중학교가 이날 경연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최우수상은 구암중학교, 우수상은 마산중앙중, 장려상은 창원남중‧도계중‧진해여중이 선정됐다.

창원지법 관계자는 “13일 대한민국 법원의 날을 기념해 청소년 모의재판 경연 대회가 마련됐다”며 “학생들의 참여도와 시나리오 완성도가 높아 놀랐다”고 말했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