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중독보고서⑤] 내 아들은 알코올중독자입니다

[알코올중독보고서⑤] 내 아들은 알코올중독자입니다

내 아들은 알코올중독자입니다

기사승인 2017-09-14 00:01:00

우리 사회에서 알코올 중독(알코올의존증)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매일같이 술을 마신다면, 한 번 술을 마시면 중간에 멈출 수 없게 된다면 당신도 알코올 중독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치료시기가 늦어질 수록 회복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또 알코올중독으로 온 가족이 고통받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실제로 많은 중독 환자와 가족들이 술과의 처절한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에 쿠키뉴스는 총 8회에 걸쳐 알코올중독을 경험한 이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매주 목요일 DAUM 스토리펀딩에 함께 연재됩니다.(편집자주)

단호해야 됩니다. 제가 중독 환자 보호자로서 해주고 싶은 얘기에요. 내 아이가 안타깝고 불쌍하지만 절대 마음 약해지면 안 됩니다.”  

한영조(가명·72)씨에게 둘째 아들은 아픈 손가락이다. 어느덧 40줄에 들어선 아들은 알코올의존증 환자다. 치료를 위해 병원을 오간지 10여년, 벌써 열 세 번 째 재발이었다. 영조씨는 알코올중독을 지독한 병이라고 말했다이번에는 온전히 치료과정을 밟았으면,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변화되길 기도했지만, 아들은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아버지랑 어머니가 추구하는 바가 달라요. 병원에 입원시켜놓으면 엄마한테 계속 전화하는 거죠. 꺼내달라고, 이번에는 안 먹겠다고 합니다. 아들이 그러는데 엄마들은 마음이 약해지지 않겠습니까. 결심을 단호하게 해야 되는데 부모 마음이 그렇게 되질 않대요. 전화 벨소리만 들리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거죠

◇내 자녀의 알코올중독, 고통이자 형벌

내버려뒀다가는 죽겠다싶어 병원에 입원시켜놓으면, 아들은 마음약한 아내에게 연락해 퇴원해달라고 통 사정을 했다. 병원 문을 나설 때 아들은 절대 안 먹겠다고, 이번엔 다르다고 다짐했지만, 또 다시 술을 먹고 죽기 직전까지 가 있곤 했다.   

알코올중독은 가족 모두에게 고통을 준다. 혼자 술을 먹던 아들은 언제부턴가 폭력성을 보였다. 아들의 주사에 집안 살림은 물론, 도자기, 그림 등 값있는 물건까지 수없이 깨지고 망가졌다. 팔자에 없던 경찰서 출입도 할 판이었다. 그런 날에는 경제적인 문제와 함께 정신적 고통이 뒤따랐다.

원래 술 먹으면 꼬부리고 조용히 잡니다. 그러다 두 세 시간 지나면 일어나서 또 술을 먹고요. 술이 집에 없으면 안 먹으면 되는데 배달을 시켜요. 그런데 배달음식은 안 먹습니다. 술만 먹어요. 그럼 음식은 또 버리고 그걸 매일같이 반복하면 경제적으로도 만만치 않습니다. 때로는 일부러 박스 채 술을 사서 감춰놔요. 술 달라고 사정하면 어쩔 수없이 주는 겁니다. 생각해보세요. 가족들에게도 이 병은 고통이고 형벌입니다.”  

◇술, 몸도 마음도 망가뜨린다

어린 시절 아들은 깔끔한 성향의 섬세한 아이였다. 경제적으로도 부족함 없이 키웠다, 나머지 형제들은 큰 문제없이 잘 살고 있다고 했다. 영조씨는 어린 시절 아들이 겪었던 크고 작은 사고들도 마음에 걸린다 

어렸을 때부터 얌전한 아이였어요. 어디서 싸우고 들어온 적이 일체 없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한 번 담벼락에서 떨어져 기절한 적이 있어요. 아이가 크게 울다가 일 분정도 됐나 숨이 끊어졌는지 입새가 파래졌다가 돌아왔거든요. 혹시 그때 뇌에 문제가 생겼을까 싶고...” 

아들은 병원에서 퇴원한 지 이틀이 지나 술에 손을 댔다. 술은 몸도 망가뜨린다. , 식도, 간 어디든 성한 곳이 없었다. 술을 먹다 피를 토한 아들은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위장관 수술 등을 받고 회복 중에 있다. 

차라리 감옥이면 더 나았을까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거기서는 술을 못 먹을 테니까요. 쇠뿔도 단김에 빼듯 처음 치료를 받을 때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됩니다. 여러 번 반복하고 나면 제어가 힘들어집니다.”

알코올의존증과 합병증 Q&A

알코올의존증은 반드시 합병증이 뒤따르는 무서운 병이다.  전용준 다사랑중앙병원 내과원장과 알코올중독과 합병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보다 자세한 설명은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Q. 알코올중독전문병원에 입원하면 가장 먼저 어떤 진료를 받나

-병원입원하면 전반적인 건강을 체크를 한다. 술을 많이 먹으면 혈압, 맥박, 체온, 호흡 등 생체학적 증후가 불안정해지기 때문이다. 또 뇌, 심장, , , , 신장, 비장, 췌장 등 일반병원의 종합 진단 검사를 진행한다고 보면 된다.

Q. 알코올성 간질환은 어떤 질환인가

-술을 마신 후 간에서 대사하는 과정서 중성지방이 과도하게 생성된다. 이 때 간 전체무게에서 중성지방이 5% 이상 차지할 때 지방간이라고한다. 술 때문에 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90% 이상 알코올성지방간을 가지고 있다. 알코올성지방간이 발전하면 간염이 되고, 간염이 있는 상태서 술을 계속 드시게 되면 알코올성 간 질환의 최종 종착지인 알코올성 간경화가 온다. 이 때 간 질환은 증세가 없고 있더라도 극히 일부분이기 때문에 특히 위험할 수 있다 

Q. 간 질환 외에 알코올의존증 합병증은 무엇이 있나

흔히술을 먹고 필름이 끊겼다고 말한다. 우리 뇌의 기억 입력을 담당하는 해마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런 현상이 반복이 되면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 또 간과 더불어 술과 밀접한 장기가 바로 췌장이다. 다행히 술이나 기름진 음식을 같이 먹었을 때 발생하는 급성췌장염은 심한 통증이 있다. 이 때 바로 병원에 와서 치료를 해야 하며, 췌장염이 반복되면 만성췌장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또 만성췌장염은 췌장암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