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야심작 ‘V30’ 출시…높아진 삼성·애플 ‘벽’ 넘으려면?

LG전자 야심작 ‘V30’ 출시…높아진 삼성·애플 ‘벽’ 넘으려면?

기사승인 2017-09-21 18:13:16


LG전자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30’를 21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했다. 심기일전으로 상품성을 최대한 끌어올렸지만 매년 맞부딪히는 ‘갤럭시’와 ‘아이폰’의 벽이 어느 때보다  높아 흥행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 한층 강화된 ‘멀티미디어 특화폰’

LG전자가 2015년 처음 선보인 ‘V 시리즈’ 최신작인 V30는 기존 ‘대화면 멀티미디어 특화폰’ 이미지를 한층 강화한 제품이다.

상반기 선보인 ‘G6’와 같이 위아래로 길어진 18대 9 비율의 6인치 화면은 기존 LCD가 아닌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로 바뀌었으며 QHD 이상의 화질(2880x1440 538ppi)을 지원한다. LG전자는 G6부터 화면 테두리(베젤) 최소화 디자인을 선보였다.

여기에 7.3mm 두께와 158g 무게로 슬림·경량화를 꾀했으며 ‘크리스탈 클리어 렌즈’를 탑재한 120도 광각 촬영 지원 듀얼카메라, 영화 같은 영상 촬영을 돕는 ‘시네 비디오 모드’, 하이파이 쿼드 DAC와 B&O플레이 튜닝의 오디오 성능 등으로 무장했다. 또 방수·방진, 무선충전, 음성·얼굴·지문인식 기능까지 두루 갖췄다.

여기에 구글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서비스 ‘구글어시스턴트’의 최초 한국어 버전을 탑재하고 모바일 결제 솔루션 ‘LG페이’ 등도 지원한다. 프로세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35’며 4GB RAM을 탑재했다. 일반 모델은 64GB, ‘플러스’는 128GB 저장 용량을 지원하며 마이크로SD카드 확장도 2TB까지 가능하다.

V30의 사양과 구성을 보면 최근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품 중 뒤떨어지는 부분을 찾기 어렵다. 삼성전자와 애플도 최신 ‘갤럭시 노트8’과 ‘아이폰X’에 제품 전면을 가득 채우는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했으며 듀얼카메라, 방수·방진, 무선충전, 인공지능 비서 등의 기능도 각각 지원한다. 디자인 면에서도 간결한 구성의 V30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다.

◇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삼성·애플 ‘벽’ 넘어야

V30의 특별한 약점은 지적되지 않지만 경쟁 상황은 녹록치 않다. 상반기 갤럭시 S8을 흥행시킨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8 사전예약 85만대를 넘어서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다, 애플도 OLED 디스플레이와 안면인식 ‘페이스ID’를 새롭게 시도한 ‘아이폰X’부터 기존 아이폰 특징을 유지한 ‘아이폰8’ 시리즈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갤럭시 노트8의 경우 갤럭시 S8의 구성에 망원 렌즈를 더한 첫 듀얼카메라 등이 더해져 상품성이 극대화 됐다. 기존 ‘듀얼픽셀’ 등이 적용된 카메라 성능부터 인공지능 ‘빅스비’, 모바일 결제 ‘삼성페이’까지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같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V30 차별화가 쉽지 않다. 사양 면에서도 6GB RAM 등으로 다소 앞선다.

아이폰 시리즈도 큰 구성은 비슷하지만 최신 ‘A11’ 프로세서의 해외 벤치마크(성능평가) 결과가 기존 제품들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나 강력한 사양을 뽐내고 있다. 또 자체 ‘iOS’ 특유의 사용성과 고정 수요도 여전한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아이폰X은 ‘아이폰 10주년 기념폰’으로 프리미엄 마케팅 효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에 비해 LG전자는 모바일 사업부인 MC사업본부는 현재 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V30의 성공이 절실한 입장이다. 특히 지난해 조직개편 등을 거치고 ‘V20’를 선보이며 올 1분기 2억원까지 줄인 적자폭이 2분기 다시 1324억원까지 느는 등 마케팅 출혈을 감수하고 있어 시장의 우려도 크다.

◇ 경쟁 우위는 ‘가격’…오디오 차별화 포인트도

V30의 상대적 강점으로는 우선 가격이 꼽힌다. 경쟁 제품들 못지않은 구성을 갖추고도 가격은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인다. 64GB 모델 기준 94만9300원의 가격이 책정됐으며 128GB ‘플러스’ 모델은 99만8800원에 판매된다.

반면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8은 국내 기준 64GB 109만4500원, 256GB 125만4000원으로 역대 시리즈 중 최고가로 출시됐으며 아이폰X은 64GB와 256GB 모델이 각각 999달러(약 113만원), 1149달러(약 130만원)의 가격표를 달았다. 아이폰8은 699달러(약 79만원)부터 849달러(약 96만원)의 가격이지만 디스플레이 등 제품 구성에 차이가 있어 비교가 어렵다. 아이폰 가격은 추후 공개될 국내 출시가와 다를 수 있다.

이처럼 갤럭시 노트와 아이폰 시리즈의 가격대가 100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시점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V30가 소비자 사이에서 대안 제품으로 고려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V30는 G6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쿼드 DAC 오디오 기능 등으로 차별화도 가능하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가 S펜과 대화면으로 패블릿에 대한 니즈를 공략, 고정 수요층을 만든 것과 같이 오디오 기능이 강조된 멀티미디어 제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애플의 브랜드 파워가 높은 상황에서 LG 스마트폰의 흥행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V30 디자인에 대한 평가도 좋은 편이기 때문에 실제 판매도 어느 정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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