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추석남③] 연휴에 몰아보기 좋은 드라마 3편… ‘구해줘’ ‘청춘시대2’ ‘사랑의 온도’

[고독한 추석남③] 연휴에 몰아보기 좋은 드라마 3편… ‘구해줘’ ‘청춘시대2’ ‘사랑의 온도’

연휴에 몰아보기 좋은 드라마 3편… ‘구해줘’ ‘청춘시대2’ ‘사랑의 온도’

기사승인 2017-10-02 06:00:00


최근 지상파 3사 드라마가 모두 한 자릿수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맨홀’은 시청률 1.4%로 2000년 시청률 조사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방송가에서는 지상파 드라마의 위기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원인은 TV 시청 환경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TV 앞에서 본 방송을 기다리는 시청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대신 모바일이나 다시보기 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시간, 장소에서 콘텐츠를 찾아보는 시청자들이 늘었다.

총 열흘이나 되는 이번 추석 연휴는 시간을 투자해도 후회하지 않을 드라마를 몰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연휴가 끝난 후 학교, 또는 직장으로 돌아갔을 때 ‘나 이거 봤다’고 얘기할 수 있는 드라마 세 편을 추천한다. 셋 중 하나는 마음에 들겠지.


△ OCN ‘구해줘’

지난 8월 5일 첫 방송을 시작해 지난달 24일 종영한 OCN 오리지널 드라마다. 총 16부작으로 약 16시간 정도를 투자하면 전 편을 볼 수 있다. 첫 회 1.1%의 시청률에서 시작했지만, 마지막회에서 4.8%를 기록했을 정도로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시청률보다는 화제성이 더 높았던 드라마다.

영화감독 출신 김성수 감독이 연출을 맡은 영향력이 드라마 전반에 녹아있다. 영화를 찍던 스태프들이 참여한 영상은 안정된 촬영과 영상미, 편집까지 모두 영화라고 해도 믿을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또 연극, 뮤지컬에서 활동해온 조연 배우들의 탄탄한 내공도 빛난다. 사이비 교주 백정기 역을 맡은 배우 조성하와 주인공 서예지, 우도환은 물론 손병호, 조재윤, 박지영, 정해균, 윤유선 등 누구 한 명 빼놓기 힘들 정도로 모두 대단한 열연을 펼쳤다.

‘구해줘’의 제작진은 서울에서 전학 온 여학생을 구하기 위해 촌놈 4인방이 어른들과 맞서 싸우는 원작의 내용을 축소했다. 대신 드라마 속 세계관을 탄탄하게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실제 현실에 있다고 해도 믿을 만한 무지군의 세계를 완성시켰다. 전개가 답답하다는 의견에도 후반부로 갈수록 몰입도를 높일 수 있었던 이유다. 구선원의 비밀이 하나씩 벗겨지는 과정과 등장인물들의 숨겨진 욕망에 주목하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다.


△ JTBC ‘청춘시대2’

지난 8월 25일 첫 방송을 시작해 현재까지 12회가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총 14부작으로 종영까지 2회를 남겨두고 있다. 12부작이었던 시즌1부터 현재 방송된 회까지 보려면 약 24시간 정도 걸린다. 시즌1에서 0~1%대 시청률을 오갔던 것과 달리, 시즌2에서는 2%대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청춘 드라마’라는 표현에 ‘청춘시대2’ 만큼 잘 어울리는 드라마는 없다. 다섯 명의 여대생이 ‘벨 에포크’라는 셰어하우스에서 함께 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보통 고등학생, 대학생이 등장하는 드라마가 우연히 벌어지는 특별한 사건을 따라가는 것과 달리, ‘청춘시대2’는 오로지 평범한 인물들의 개연성 있는 이야기에 주목한다. ‘청춘시대2’에서는 각 인물들이 품고 있는 개인적인 고민이나 상처, 사랑, 희망 등이 곧 스펙터클한 사건이 된다. 지금 시대들을 살아가는 청년들, 그리고 여성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려내는 박연선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드라마를 지탱하는 핵심이다.

1년 후의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는 만큼 시즌2부터 봐도 내용을 따라갈 수 있다. 하지만 되도록 시즌1부터 보는 것을 추천한다. 시즌1에서 벌어진 사건들이 시즌2에서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시즌1에서 유은재 역을 맡았던 배우 박혜수가, 시즌2에서 지우로 교체되는 변화를 견뎌낼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 SBS ‘사랑의 온도’

지난 18일 첫 방송을 시작해 현재 8회까지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최근 지상파 드라마가 한 회를 30분씩 쪼개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20회 중 4회까지 방송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4시간 정도면 몰아보는 것이 가능하다. 시청률은 첫 회 8.0%로 출발해 3회 방송에서 10.2%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최근 부진한 지상파 드라마 중 가장 큰 호평을 받고 있어 앞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탄탄한 대본을 좋은 배우들이 연기했을 때 얼마나 큰 시너지 효과가 생기는지 확인할 수 있다. 사랑의 타이밍이 어긋난 남녀가 5년 만에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에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자극적인 사건·사고는 없다. 하지만 버릴 것 없는 맛있는 대사와 그걸 살리는 배우들의 매력이 드라마를 살린다. 특히 서현진은 tvN ‘또 오해영’ 이상의 일상 연기를 보여주며 새로운 역사를 쓰는 중이다. ‘사랑의 온도’가 첫 주연작인 양세종도 서현진에 조금도 밀리지 않는 연기력으로 그의 잠재력을 입증한다. 지금 흐름대로라면 2017년을 대표하는 정통 멜로드라마에 등극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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