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철원군 한 육군부대에서 진지 공사 작업 후 귀가하던 A일병이 총상을 입고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을 두고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육군은 27일 “전날 오후 4시10분 철원군 모 부대 소속 A일병이 금학산 부근에서 진지 공사 후 복귀하다 원인 모를 총상을 입어 군 병원으로 이송됐다”면서 “한 시간 뒤 명을 달리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사고 당시 인근에서 사격훈련이 진행되고 있었다”며 오발탄에 의한 사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아직 총탄을 쏜 사람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오발탄 사고로 보기 힘들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 측의 소행이 아니겠냐”는 주장도 나온다. 사고 장소와 사격장은 약 400m 떨어져 있다. 두 장소의 거리가 멀어 오발탄 사고라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철원이 북한과 인접해있는 최전방 지대라는 점, 총알이 A일병의 머리를 정확히 관통한 점 등도 의구심을 더했다.
반면 오발탄 사고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들도 있다. 온라인상에는 A일병과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다는 이들의 제보가 다수 올라왔다. 같은 날 페이스북 ‘유머 저장소’ 페이지 관리자는 철원 총기사고와 관련된 제보 메시지를 캡쳐해 게재했다. 한 달 전 전역했다는 B씨는 “군대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단체 채팅방에 속해있다”면서 “얘기를 들어보니 오발탄 사고가 맞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사고 장소 인근의 사격장이 큰 편이 아니다”라며 “금학산 중턱의 길목에서 보면 사격장 밖으로 대기하고 있는 군인들이 보일 정도”라고 덧붙였다. “사격장에서 쏜 총에 금학산 중턱에 서 있는 사람이 맞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당연하다. 사격장 바로 뒤가 그 길목”이라고 답했다.
해당 부대에서 제대했다는 C씨는 “사격훈련을 위해 주위를 통제하려 금학산에 올라갔던 적이 있다”면서 “그때 ‘탁’하는 큰 소리를 들었다. 근처 나무에 무엇인가 맞는 소리를 10번도 더 넘게 들었다”고 주장했다. C씨는 “내가 경험한 일”이라며 “이번 사고가 꺼림칙한 이유”라고 했다.
현재 유족 측은 군 당국의 해명에 “이해불가”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