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사격 대령, 아들 위한 축구 골대 제작 등 부대원에 갑질 드러나

음주사격 대령, 아들 위한 축구 골대 제작 등 부대원에 갑질 드러나

이철희 의원 “부적절 지시 알고도 대령 진급, 일벌백계해야”

기사승인 2017-10-09 18:34:57
최근 음주사격으로 물의를 빚고도 진급한 노모 대령이 그동안 부대원에게 갑질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국회 국방위원회, 사진)은 9일 음주 후 해안초소에서 실탄사격을 한 군지휘관이 부대원을 대상으로 많은 ‘갑질’을 자행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육군 17사단 3경비단장이었던 노모 대령(당시 중령)은 지난 6월 음주 후 자신이 지휘하는 인천 영종도 해안 초소를 찾아 근무병에게 방탄모를 벗어 탄피를 받으라고 지시하고 실탄 3발을 발사한 바 있다.

노 대령은 이 사건 당시 중령이었으나, 군 당국으로부터 감봉 3개월의 징계만 받고 이달 초 예정대로 대령으로 진급하며 논란이 됐다.

이 의원이 국방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노 대령이 부대 부사관에게 본인 아들을 위한 관사 내 축구골대 제작과 가족들이 사용한 골프연습장의 보수작업을 지시했다.

다른 부사관에게는 관사에서 사용할 선반, 테이블, 의자 등의 제작도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경비를 따로 주지 않아 해당 부사관은 사비를 들여 재료를 구입해야 했고, 완성 후 휴대전화로 제품 사진을 보냈으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다시 제작할 것을 지시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 대령은 관사 리모델링 후 장병들에게 청소와 정리정돈을 시키기도 했으며, 관사 안에서 흙을 밟지 않고 이동하기 위해 나무길을 조성토록 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사적 지시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애완견이 장염에 걸려 민간 동물병원에서 200만원의 치료비가 든다고 하자 부대 의무대 군의관에게 직접 애완견을 데리고 가 치료를 지시했을 뿐 아니라, 진료 침대에서 비타민제를 포함한 수액을 처방받게 하는 등 의무대에서 6일 동안 입원치료를 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철희 의원은 “군 당국이 해당 지휘관의 음주 실탄사격과 부대원을 상대로 한 각종 갑질 행태를 알고도 솜방망이 징계를 했다”며 “간부들이 장병들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갑질 행위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하는 구악이자 적폐로 갑질 지휘관을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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