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과 한글날이 이어지며 약 10일 동안의 ‘황금연휴’를 보낸 관광객들이 O2O(온-오프라인 연결) 서비스를 이용해 좋은 추억을 만들어보려다 불쾌한 기억만 남긴 사례가 이어졌다.

서울에 거주하는 A씨(28)는 지난 7일 연휴 마지막 주말을 맞아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 온천에 서 휴식을 즐기고자 소셜커머스 ‘쿠팡’을 통해 9만원에 숙박권을 구매했다가 계획에 없던 곳에서 원치 않는 하루를 보내게 됐다.

A씨는 이날 쿠팡에서 당일 날짜로 예약 구매가 가능한 온천·숙박 이용권을 찾았다. 당일 예약이라는 점에서 미심쩍은 생각이 들었지만 상품 설명에 ‘예약이 되지 않을 경우 연락을 준다’는 내용이 있어 늦기 전에 구매를 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상품들의 경우 이용이 안되는 날짜는 선택이 불가능하게 돼 있어 해당 상품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구매 후 약 2시간 동안 쿠팡이나 호텔 측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자 A씨는 친구와 차량을 통해 충주로 향했고 강원도 원주를 지날 때 즈음 해당 업소에 호텔에 예약 확인 전화를 걸었다가 “쿠팡으로부터 연락이 없었고 이미 방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호텔 측에서는 “내일 쿠팡 측에 확인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고 당황한 A씨는 쿠팡 측에 상담을 시도했지만 늦은 시각 때문인지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각에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갈 곳을 잃은 A씨 일행은 인근 원주시 소재 모텔에 투숙해야 했다.

이튿날 불편사항을 접수한 쿠팡 측은 연휴가 끝난 10일 “이용이 어려운 상품이었던 점을 확인했다”며 결제 취소와 1만원 포인트 보상을 약속했지만 A씨의 기분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A씨는 “자동차 기름부터 원치 않는 숙박까지 비용을 지출하게 된 금전적 피해도 있지만 무엇보다 황금 같은 연휴 마지막을 망쳤다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며 “상담원의 적극적인 사과와 응대가 없었더라면 너무나 억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여행을 떠났던 B씨(36)도 스마트폰으로 숙박 예약을 했다가 당혹스러운 상황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지난 5일 성수기를 맞아 투숙할 곳을 찾는데 애를 먹던 B씨는 숙박 앱 ‘호텔나우’에서 가격과 위치가 적당한 숙소를 찾아 예약을 했고 인근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향했다.

직접 차량을 몰고 숙소를 찾은 B씨는 숙박업소 주인과 30여분 실랑이를 벌여야 했다. 업소 측에서는 B씨가 ‘도보’로 예약을 했고 주차 공간이 부족해 투숙을 받을 수 없다며 손사래를 쳤고 B씨는 예약 과정에서 도보 또는 차량을 선택하는 시스템이 없었다며 거듭 확인을 요구했다.

더욱이 업소 측에서는 호텔나우 제휴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으며 다른 숙박 앱 서비스 ‘야놀자’ 예약으로 접수한 상태였다. 이에 B씨는 업소 주인과 서로 영문을 모른 채 언성을 높이기지 했다.

상담원 통화 결과 B씨는 실제 해당 숙박업소는 야놀자와 제휴 계약을 맺은 상태였으며 같은 사업자가 운영하는 호텔나우에서 동일 업소 정보를 받아 예약 상품으로 올렸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야놀자 앱에서 예약 시에는 도보, 차량 등 방문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과정이 있지만 호텔나우 서비스에는 해당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에 자동으로 도보로 예약이 접수됐다는 설명이었다.

B씨는 “방문 방법을 선택하지도 않았는데 업소에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임의로 도보 예약이 됐다는 설명이 황당했다”며 “상담원은 야놀자와 호텔나우를 ‘배다른 형제’라고 모호하게 표현하며 업소 측이 호텔나우 자체를 모르는 상황을 납득시키지도 못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주변에 다른 숙소를 찾을 수 없었던 B씨는 결국 이날 해당 업소 인근에 노상에 불법 주차를 하고 불안한 상태로 묵어야 했다고 밝혔다.

A씨와 B씨는 모두 해당 서비스 사업자로부터 “상품 설명에 주의 사항이 기재돼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들었다고 입을 모은다.

A씨의 경우 상품 주의사항에 들어가 보면 ‘이용일 하루 전까지 구매 예약 가능하다’는 내용이 있어 판매자 측에서 소비자 주의 과실로 지적할 부분이 있다. ‘구매와 동시에 예약이 진행된다’, ‘예약이 되지 않을 경우 연락을 준다’ 등 상품 설명에 기재된 내용과 상충돼 혼란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B씨도 상품 설명 중 ‘해당 업소의 주차 여건상 확인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놓쳤다. 호텔나우 측도 이를 확인하지 않은 부분을 수차례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확인이 필요하다는 문구 하나를 넣어 두고 실제 방문 방법을 선택하지도 않았는데 임의로 접수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밖에 숙박 앱을 통한 상품 검색 과정에서도 불편 사항은 이어졌다.

‘데일리호텔’의 경우 노출되는 업소 상품 중 다수가 실제 클릭하면 ‘방금 마지막 객실이 판매됐다’며 다른 날짜 설정을 요구하는 상태가 지속됐으며, 호텔나우에서도 이미 판매가 완료된 상품이 계속 노출되는 현상이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O2O는 주변 숙박이나 음식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편의성을 제공하지만 서비스마다 조건이 다르기도 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직접 방문 또는 현금 결제 시 오히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숙박 앱뿐 아니라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등을 통해 구매하는 상품의 경우 사용 기한이나 조건이 천차만별이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