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7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한국전자산업대전(KES) 2017’에서 국내 가전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사뭇 다른 분위기로 관람객을 맞았다.
양사 모두 주력 제품군을 앞세워 소비자가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지만 삼성은 스마트 기능의 냉장고와 스마트폰 등에 집중한 체험 매장을 꾸렸고 LG는 TV부터 로봇까지 총출동한 대규모 전시 공세를 폈다.
◇ 삼성, ‘패밀리허브’·‘노트8’ 체험 주력…‘QLED TV’는 구석으로
삼성전자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 경험’에 무게를 뒀다.
대형 부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띠는 것은 ‘패밀리허브’ 냉장고의 스마트 기능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대거 할애한 모습이다. 터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패밀리허브 냉장고 문 12기가 늘어서 오가는 방문객들이 직접 조작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요리 레시피 제공부터 가족 일정 메모 등의 다양한 기능을 갖춘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삼성전자의 홈 IoT(사물인터넷)에서 주방을 통제하는 허브 역할을 맡게 될 중요 제품인 만큼 많은 공간을 할애하고 있었다.
패밀리허브 뒤로는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8’의 듀얼카메라와 ‘S펜’ 기능,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 등의 체험 공간이 이어진다. 삼성 디지털플라자 또는 이동통신사 매장 등에서도 접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여전히 많은 관심을 끌며 모바일 사업의 위용을 과시했다.
한쪽에는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의 오디오 제품을 소개하는 코너가 마련됐다. JBL 등 유명 브랜드 제품의 음질을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역시 적잖은 인파가 몰렸다.
올해 삼성전자가 주력 제품으로 내세운 ‘QLED TV’는 한켠에 마련된 작은 공간에서만 만날 수 있었다. 브랜드와 제품명이 가려진 ‘기존 TV’와 나란히 두고 밝은 환경에서 또렷한 화면을 보여주는 점을 비교, 부각시킬 뿐 제품의 다른 특징은 강조되지 않았다.
오히려 QLED TV와 나란히 위치한 ‘더 프레임 TV’ 전시공간의 비중이 컸다. 독립된 공간에 조명과 함께 액자처럼 제품들을 걸어 ‘거실을 갤러리처럼 연출할 수 있는’ 제품 특징을 내세웠다.
이번 KES 삼성전자 부스는 패밀리허브와 스마트폰으로 이어지는 ‘모바일-IoT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사용하는 ‘경험’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구성된 모습이었다. PC모니터와 노트북, ‘파워건’ 청소기 등도 준비됐지만 비중은 크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 최대 규모의 행사지만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는 자리가 아닌 만큼 소비자가 평소 직접 조작해보기 어려운 제품들의 체험 기회를 최대한 늘리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 LG, ‘올레드 TV’부터 로봇까지 대규모 전시
LG전자도 900m²에 달하는 공간에 다양한 소비자 체험을 준비했지만 그 범위와 주력 제품군에 다소 차이를 보였다.
먼저 ‘LG 시그니처 올레드(OLED) TV W’에 많은 공간을 할애했을 뿐 아니라 투명한 판에 제품들을 설치해 관람객들이 얇은 두께와 디자인을 구석구석 살필 수 있어 오가는 많은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LG전자는 차세대 제품으로 시장을 키우는 OLED TV 선도 기업이기도 하다.
최신 스마트폰 ‘V30’ 체험 공간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광각 촬영과 ‘시네 비디오 모드’ 등 카메라 특징부터 쿼드DAC 오디오 품질, 새로 적용된 OLED 디스플레이를 접할 수 있도록 해 품질 자신감을 내비쳤다.
홈 IoT는 집안처럼 꾸며진 공간에서 인공지능 스피커 ‘스마트씽큐 허브’로 직접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을 제어해볼 수 있도록 준비됐다. 시끄러운 환경 때문에 음성인식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지만 안내원의 도움으로 원활한 작동 시연을 볼 수 있었다.
LG전자는 공항 안내로봇과 공항 청소로봇 등 상업용 로봇까지 전시해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역시 스마트씽큐 기술이 적용된 이들 로봇은 인천공항에 시범 운영되는 제품으로 관람객들의 흥미를 끌었다.
이외에도 집에서도 피부를 관리할 수 있는 홈 뷰티기기 ‘LG 프라엘’, 게임용 노트북과 모니터 등 제품도 전시장에 마련됐다.
이번 KES에서 LG전자는 스마트폰과 TV 등 주력 제품의 매력부터 홈 IoT와 로봇 등 미래 사업을 부각시키는 ‘전시’ 효과에 초점을 맞춘 모습을 보여줬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