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8’ 사전예약에 시큰둥한 시장…팬들 실망했나?

‘아이폰8’ 사전예약에 시큰둥한 시장…팬들 실망했나?

외관 변화 폭 적어…'아이폰X'에 관심 쏠린 듯

기사승인 2017-10-28 05:00:00


애플의 ‘아이폰8’과 ‘아이폰8 플러스’가 사전예약에 들어갔지만 이전과 달리 심심한 시장 반응을 마주했다.

◇ 전작 기록 절반 그친 사전예약 첫날

27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사는 일제히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해 아이폰8 시리즈 사전예약 접수를 시작했다. 다음달 3일 정식 출시까지 일주일 간 사전예약을 진행하며 각종 혜택을 내세운 모객 경쟁을 펼친다.

아이폰 시리즈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스마트폰들과 차별되는 고유 디자인과 상품성으로 프리미엄을 형성,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어 매년 출시 시점마다 고정된 수요가 몰리는 제품이다.

이 같은 아이폰 수요를 잡기 위해 SK텔레콤은 배달의민족 등 제휴사 할인을 제공하는 ‘웰컴팩’을 준비했으며, KT는 문자 예약 시스템과 구형 ‘아이폰7’ 최대 50만원 보상을, LG유플러스는 분실·파손보험료 지원 등을 내세웠다. 3사 모두 12 또는 18개월 후 사용하던 기기를 약 절반 가격에 되사는 보상판매와 각종 제휴카드 할인도 운영한다.

하지만 3사의 프로모션 경쟁에도 시장은 다소 시큰둥한 분위기다. 지난해 아이폰7 시리즈를 비롯해 매년 아이폰 출시 시기마다 나타났던 폭발적 반응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실제 이날 오전 KT의 1차 사전예약 물량인 5만대가 30분 만에 판매 완료되며 흥행 조짐을 보이는 듯 보였으나 지난해 아이폰7 시리즈가 15분 이내에 동일한 물량을 소진시킨 것에 비하면 저조한 기록이다.

정확한 물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색상은 ‘골드’, 메모리 용량은 아이폰8 64GB와 아이폰8 플러스 256GB 모델을 찾는 수요가 가장 많을 뿐 예년보다는 반응이 낮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LG유플러스의 경우에도 “꾸준히 문의가 있다”는 유통점 반응이 전부였다.

◇ ‘아이폰X’ 영향?…“마니아층, 8에 만족 못 해”

업계는 이 같은 현상이 올해 아이폰8과 함께 공개된 ‘아이폰X’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얼리어답터(신제품을 보다 일찍 접하고자 하는 소비자층)’ 성향을 보이는 소비자들이 상위 모델인 아이폰X에 주목해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예약판매에는 아이폰의 마니아 고객이 몰리기 마련인데 아이폰X에 대한 기대가 높아 대기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예약판매가 전부 개통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출시 날까지 지켜봐야 시장 반응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애플은 ‘아이폰 10주년’을 기념해 올해 특별히 아이폰8과 별도로 아이폰X 라인업을 공개했다. 아이폰에는 처음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와 지문인식 기능의 ‘터치ID’를 대신하는 적외선 안면인식 ‘페이스ID’ 등 새로운 요소가 대거 적용됐다.

아이폰X가 애플의 최신 기능을 대표하는 상위 제품으로 포진함에 따라 아이폰8은 상대적으로 변화의 폭이 적은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기존과 같은 LCD 방식 디스플레이와 홈버튼을 통한 터치ID 기능 등 주요한 부분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특히 디자인 부분에서 아이폰8은 전작 아이폰7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아이폰X가 홈버튼의 삭제와 화면 테두리(베젤) 최소화를 통한 ‘풀스크린’ 디자인을 차용한 것에 비하면 외관상 차이는 거의 부각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부터 아이폰은 디자인과 ‘혁신 기능’으로 주목을 받아온 만큼 주 소비자층이 새로운 기능의 최상위 제품으로 몰리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폰8이 크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애플은 지난해에도 구형 ‘아이폰5s’의 4인치 디스플레이 디자인을 유지한 ‘아이폰SE’를 내놓은 바 있다. ‘아이폰6s’ 수준의 기본 성능을 갖췄음에도 판매량은 많지 않았다. 기존 디자인을 유지한 아이폰8이 큰 호응을 이끌지 못할 경우 비슷한 사례로 남을 수 있다.

반면 아이폰8의 본격 출시 시점에는 판매량이 늘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아이폰의 큰 변화 중 하나는 디자인 외에도 새 운영체제와 강력한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하는 사용자경험(UX)”이라며 “아이폰8과 아이폰X로 분산되더라도 소비자 성향에 따라 충분한 수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폰X와 아이폰8 시리즈는 모두 증강현실(AR) 기능에 대응하기 위한 애플의 ‘A11’ 바이오닉 칩 프로세서를 탑재해 현존 동급 모델 중 가장 높은 벤치마크(성능평가) 결과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김정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