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2일 도내 중‧고교 등교시간을 오전 8시30분 이후로 늦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조기 등교로 인한 폐단을 줄이기 위해서다.
박 교육감은 조기 등교로 많은 학생들이 아침밥을 굶는데다 심각한 수면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우리나라 초등학생의 평균 수면 시간은 8시간19분, 중학생은 7시간12분, 고등학생은 5시간27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청소년의 4분의 1이 아침밥을 굶고 등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정이 이런데도 실제 도내 중‧고교생들 대부분은 오전 8시~8시30분에 등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교육청이 경남교육연대에 의뢰해 창원과 김해지역 학생 3370명, 학부모 1259명, 교사 19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오전 8시~8시30분 사이 집중적으로 등교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박 교육감은 “조기 등교는 경쟁 위주의 교육풍조를 부채질하며, 성장기 청소년들의 건강을 해치고 학습능력을 저하시킬뿐만 아니라 학생 안전을 위협하는 비교육적인 처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도교육청은 올해 수능 이후 한 달간 도내 모든 중‧고교의 등교시간을 오전 8시30분~9시로 늦추기로 했다.
이후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만족도를 조사해 내년 3월 전면 실시할 방침이다.
박 교육감은 “학생 건강과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등교시간 조정을 통해 학생 권리 증진과 학교 교육과정 정상화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학생과 교원이 체감할 수 있는 인권친화적 학교를 만들기 위해 현장 교사와 인권 전문가를 중심으로 TF를 구성,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학교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