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 “올해 가기 전 복귀하고 싶어… 지겹게 보게 해드리겠다”

이승기 “올해 가기 전 복귀하고 싶어… 지겹게 보게 해드리겠다”

기사승인 2017-11-02 13:28:37


지난달 31일 전역한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이승기는 2일 자신의 공식 팬 카페에 “여러분 곁으로 다시 돌아온 이승기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승기는 “의외로 담담하게 쿨하게 들어간 군대는 생각보다 녹록치 않았다”며 “첫날 같이 입소한 동기들(물론 저와 10살 정도 차이가 나는)과 일렬로 나란히 누워 빨간 취침등을 바라보며 그렇게 한 2시간은 멍하게 있었던 것 같다”라고 군 생활 일화를 전했다.

이어 “기대 속에 수료식이 다가오고 자대배치가 된 곳은 다름 아닌 '특수전사령부', 일명 특전사라고 불리는 곳이었다”며 “저는 그때 특전사를 처음 들어봤고 어떤 임무를 하는 부대인지 전혀 몰랐기에 크게 당황하지 않았는데, 그 부대의 일원이 되기 위해 반드시 수료해야만 하는 공수 훈련, 그리고 그 외의 훈련소에서는 들어보지도 못한 훈련들 등 엄청나게 빡센 베일에 싸인 부대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고소공포증 때문에 못할 것 같다고 다른 부대로 재배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이야기 해보았지만, 군대는 상명하복이었다. 게다가 공정하게 컴퓨터 시스템으로 배치된 인사명령이 바뀔 턱이 없기에 한가득 두려움만 안고 특수전사령부 예하 13공수특전여단에서 군복무를 하게 된 것”라고 자대배치 당시를 떠올렸다.

이승기는 “그렇지만 사람은 미래를 가늠할 수 없는 법”이라며 “부대 생활과 훈련을 통해 가지고 있던 두려움을 극복하고 그걸 뛰어넘어 어느 순간 강도 높은 훈련에 설레고 있는 제 자신을 보며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어디서 하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하는지가, 무엇을 하는지 보다 어떻게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배웠다”라고 설명했다.

이승기는 20대를 회상하며 “20대의 이승기는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명확했던 것 같다”며 “힘들면 쉬어가야 하고 지치면 숨을 고르고 가야 했다. 하지만 30대 이승기가 특전사에 복무하며 느낀 것은 20대의 힘들고 지치던 그 순간의 지점이 조금은 내 자신에게 관대하지 않았나, 조금 더 가서 쉬어도 괜찮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복귀가 빠르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저는 이미 에너지가 꽉 차있기 때문에 이 건강한 에너지를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에 사용하고 싶다”며 “팬 분들 중에서도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제부터 하는 일들은 제가 하고 싶고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고 일을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승기는 “개인적으로 올해가 가기 전에 브라운관을 통해 인사를 드리고 싶은 소망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며 “TV로 복귀하는 그 순간까지 모두들 열심히 체력관리 하시구요. 지겹게 보게 해드리겠다는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해보도록 하겠다”고 빠른 복귀를 예고했다.

지난해 2월 1일 입대한 이승기는 육군 특수전사령부 제13공수특전여단 흑표부대에서 21개월 간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달 31일 오전 전역식을 가졌다.


<다음은 이승기 팬 카페 글 전문>

정말 오랜만에 이곳에서 인사하네요. 어제 다들 잘 들어갔나요?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 걱정 많이 했어요.

전날 밤부터 플랜카드 준비하고 기다리고 본인 가족 전역행사도 아닌데 이렇게 열정적으로 축하를 해준 모든 국내외 팬 분들 및 덕상3리 주민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어제 위병소 통과하기 전까지 어떤 말을 해야 하나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자리에 기자 분들까지 오신 관계로 의외로 꽤 긴장을 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11월1일 완전한 민간인이자 육군 예비역 병장 이승기로 글을 씁니다.

처음 논산훈련소로 입대할 때도 어제처럼 많은 분들께서 배웅을 해주셨죠. 기억이 생생합니다. 의외로 담담하게 쿨하게 들어간 군대는 생각보다 녹록치 않았습니다. 첫날 같이 입소한 동기들(물론 저와 10살 정도 차이가 나는)과 일렬로 나란히 누워 빠알간 취침등을 바라보며 그렇게 한 2시간은 멍하게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정신교육, 제식훈련, 사격, 각개전투 등 하나하나 훈련을 소화하며 적응할 즈음 훈련병의 최대의 관심사는 자대배치였습니다. 과연 나는 어느 지역으로 가서 어떤 보직으로 군인의 임무를 수행할까. 집 근처에서 복무하는 행운이 따르기를 모두가 제각기 믿는 신께 기도했습니다.

그런 기대 속에 수료식이 다가오고 자대배치가 된 곳은 다름 아닌 '특수전사령부' 일명 특전사라고 불리는 곳이었습니다. 저는 그때 특전사를 처음 들어봤고 어떤 임무를 하는 부대인지 전혀 몰랐기에 크게 당황하지 않았는데 그 부대의 일원이 되기 위해 반드시 수료해야만 하는 공수 훈련 그리고 그 외의 훈련소에서는 들어보지도 못한 훈련들 등 엄청나게 빡센 베일에 싸인 부대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고소공포증 때문에 못할 것 같다고 다른 부대로 재배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이야기 해보았지만 군대는 상명하복. 게다가 공정하게 컴퓨터 시스템으로 배치된 인사명령이 바뀔 턱이 없기에 한가득 두려움만 안고 특수전사령부 예하 13공수특전여단에서 군복무를 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지만 사람은 미래를 가늠할 수 없는 법. 부대 생활과 훈련을 통해 가지고 있던 두려움을 극복하고 그걸 뛰어넘어 어느 순간 강도 높은 훈련에 설레고 있는 제 자신을 보며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디서 하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하는지가, 무엇을 하는지 보다 어떻게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배웠습니다.

20대의 이승기는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명확했던 것 같습니다. 힘들면 쉬어가야 하고 지치면 숨을 고르고 가야 하는. 하지만 30대 이승기가 특전사에 복무하며 느낀 것은 20대의 힘들고 지치던 그 순간의 지점이 조금은 내 자신에게 관대하지 않았나, 조금 더 가서 쉬어도 괜찮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천리행군을 하면 일정한 시간목표로 해서 걷고 쉬고 하는 방법도 있지만 거리를 목표삼아 힘들더라도 그 거리에 도달하기까지 쉬지 않고 가봅니다.

물론 야간 행군을 하는 동안 험난한 지형에 추락할 수 있다는 고포, 무릎통증, 쥐가 날 것 같아 수지침으로 허벅지를 수백바늘 찔러 벌겋게 물든 전투복하의를 훈장삼아 버티고 어깨가 끊어질 것 같아 이렇게 무리해도 괜찮을까 갈등하지만 결국은 골인지점에 가서 아예 쉬는 게 아니라면 중간에 더 많이 쉰다고 체력이 회복되는 것은 아닙니다.

매일 발에 물집이 잡혀 실을 끼워 발바닥을 수없이 찌르고 걷고를 반복하며 내일은 절대 다시 걸을 수 없다고 되뇌며 잠자리에 들어도 4시간 정도 자고 난 후에 또 다시 결연하게 군장을 결속하며 숨을 고르고 완주했던 나는 대체 무엇을 위해 그렇게 했는가,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꼭 하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했던 전우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혼자하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을 꼭 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과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이 옆에서 응원해줬기에 할 수 있었습니다.

전역을 앞두고 많은 분들이 이야기 합니다. 전역하고 푹 쉬다가 충전하고 일을 시작하라고.

충분히 공감되는 이야기지만 저는 이미 에너지가 꽉 차있기 때문에 이 건강한 에너지를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에 사용하고 싶습니다. 팬 분들 중에서도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 하는 일들은 제가 하고 싶고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고 일을 결정하려고 합니다. 물론 그 확신에 대한 결과가 아쉬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마다 함께 해주는 사람은 같이 일하는 연예인 동료나 스태프들이 될 수도 있겠지만 저의 가족, 회사 식구들, 친구 그리고 팬 분들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함께 해주는 이들이 응원 속에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해봅니다. 

글재주도 없는데 쓸데없이 길어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올해가 가기 전에 브라운관을 통해 인사를 드리고 싶은 소망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네요. TV로 복귀하는 그 순간까지 모두들 열심히 체력관리 하시구요. 지겹게 보게 해드리겠다는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다려주신 모든 팬 분들께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감사드리며 모두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사랑합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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