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해마다 취업준비생들은 다양한 기업과 직무를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선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 취업에 있어서도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서는 지원 기업과 직무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우선이다. 이에 쿠키뉴스는 각 기업의 실무 담당자들을 만나 취업과 관련한 생생한 조언을 듣는 ‘듣고 보는 잡(job)’ 기획을 연재한다.
수험생들의 명암을 가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임박했다. 긴장이 고조되는 이 기간 시험 관련 정보는 특히나 관심을 끈다. 한 번의 성적으로 대학과 이후 취업까지 엇갈릴 수 있다 보니 도움이 될 만한 정보는 하나라도 놓칠 수 없다. 김명찬 종로학원 평가연구소장은 그 치열한 정보전쟁의 선봉에 서있다. 분석을 통해 도출한 결과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하는 임무를 가진 김 소장을 만나 정보 수집·공유 노하우 및 입시정보회사의 체계 등에 대해 들어봤다.
-본인 및 학령평가연구소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종로학원 학력평가연구소는 대학 입시에 필요한 여러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다. 학습교재, 수능 및 논술 모의고사, 입시 자료집, 배치표, 온라인 합격 예측 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나는 강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대학 강사를 하면서 학원 강사를 병행하던 중 종로학원이 12년 전에 개설한 논술연구소의 소장 맡으면서 입시 관련 경력을 시작하게 됐다고 할 수 있다. 이후에는 평가연구소 소장으로서 10년 이상 입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입시정보를 다루기 위한 개인적 노력이나 요건이 있다면.
국내 입시는 복잡하고 변화가 많다. 무엇보다 변화된 입시 내용 등을 신속하게 파악해 자기 것으로 만들어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가로서의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방대한 자료의 경우 혼자 정리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수요자의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 입시 분석팀과 협업해 정보 관리·분석 시스템을 가동한다. 학생, 학부모 상담을 통해 실제 소비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더불어 상당기간에 걸친 경험도 바탕이 돼야 한다. 입시설명회를 통해 정보를 제공하는 만큼 강의 능력을 키우는 노력도 병행하는 등 복합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연구소에서 소장의 역할은.
입시정보와 관련해 수집, 분석, 전달하는 전반에 대해 관여하고 수집 정보 분석팀이 분석할 때 전체적 방향을 결정한다. 전달 루트가 다양하다. (학원 내) 담임을 비롯한 강사들에게 전달해주면 수업 등에 반영하고, 설명회를 통해 전달하는 경우도 있고 또 수집 정보 및 분석 내용을 학교 교사에게 전달해 도움을 드리는 부분이 있는 등 다양한 루트가 있는데 전체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수능 문제 분석이라든지, 10월부터 실시되는 대학별 논술고사 분석 등은 강사들과 협업하는데 이때 강사 의견을 듣고 내 의견도 제시하며 분석내용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정보 분석이나 전달이 분주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만큼 신속을 기하는 게 중요한 일인 것으로 보인다.
신속성이 중요하다. 워낙 변화가 심해서 변화 내용에 대해 학생, 학부모의 궁금증이 많고 또 변화에 따라 전략도 바뀌어야하기 때문에 신속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 그러나 실제 더 중요한 것은 정확성이다. 수능 모의고사 또는 실제 수능이 끝난 직후 과목 등급컷을 발표하는데, 이 부분이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또는 강사 분석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스러운 부분이 있다. 그래도 어쨌든 등급컷에 대한 많은 관심이 있는 건 사실이다. 빨리 알아야 전략을 짜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라 최대한 정확성 기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경우에 따라 어려움을 겪는 부분도 있다. 정확성을 갖기 위해서는 오랜 축적 데이터와 노하우가 필요하다.
-그간 많은 수험생을 대면했을 텐데, 기억에 남는 사례를 꼽아 달라.
종로학원에는 재수생이 많다. 재수학생들은 한번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1년이란 기간이 길기 때문에 슬럼프를 겪기도 한다. (이를 극복하고) 실제로 1년 동안 재수생활을 통해 획기적으로 성적이 향상된 사례도 상당수 있다. 가령 재수 전에는 인 서울이 어려웠는데, 평균 3등급 이상 성적이 올라 연·고대에 진학하는 학생도 있었다. 그 학생들 역시 슬럼프를 겪기도 했는데 상담 등을 하면서 초심을 지킬 수 있도록 하고 어려움이 왔을 때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북돋아줬다. 이를 통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한 학생들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주로 학생들에게 하는 조언은 무엇인가.
집중해야 하는데 생각들이 많은 편이다.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 등을 많이 하는 편이다. (수험생에게 있어) 자신감은 굉장히 중요하다. 모의고사 등을 볼 때면 성적이 올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유지해야 하며 기복이 있을 때도 긍정적 마인드를 갖는 게 필요하다. 더불어 꾸준한 생활 패턴 및 학습 패턴을 얼마나 유지하고 있는가도 살펴야 한다. 잘 하다가도 어떤 계기로 인해 한번 흐트러지면 슬럼프를 오래 겪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에 대한 조언도 신경 쓰고 있다.
-수능 임박했다. 그 어느 때보다 바쁜 기간일 듯한데, 최근 연구소의 주요활동 사항은 무엇인가.
지금 시점은 영어 절대평가로 인해 입시가 바뀌고 정시의 경우 수능 성적에 따라 당락이 좌우되기 때문에 학생들의 점수에 따른 합격 가능선을 파악하고 이어 어느 정도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적절한가를 가리는 게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을 때는 피해보는 학생들이 생기기 때문에 바뀐 부분, 그 변화로 인해 또 어떤 변화가 초래될지 고민하고 있다. 수능 직후 내놓을 배치표, 온라인 합격예측 서비스에 비중을 두고 준비 중이며, 논술 및 면접도 집중적으로 진행되니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주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이 특히 궁금해 하거나 문의하는 내용은 어떤 것인가.
시기에 따라 다르기는 한데 올해는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되는 등 대학입시에 변화가 있다. 영어 절대평가의 경우 난이도에 따라 등급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내가 영어를 어느 정도 공부해야 하는지’ 궁금해 했다. 수시에서 영어 등급은 수능 최저를 맞추는 데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정시로 가면 그 비중은 떨어진다. 또 대학별 전형에서도 차이가 크다. 서울대의 경우 등급 간 점수 차가 0.5점이기 때문에 사실상 영어는 거의 영향이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중위권 대학을 보면 영어의 영향이 큰 대학이 있다. 이에 학생들이 ‘영어 공부를 얼마나 해야 하나’, ‘영어 비중을 어느 정도 두고 배분해 공부해야 하나’, ‘영어 등급을 어떻게 받아야 목표대학 가는 데 문제없나’ 같은 질문들을 최근 많이 해왔다.
-입시정보를 다루는 교육 영역에 관심 있는 취업준비생 등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종로학력평가연구소에 입시분석팀이 있는데, 이 팀 인력들의 경우 데이터 분석 능력, 자료 만드는 능력 등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진로진학 정보를 주는 기관이기 때문에 학생, 학부모가 원하는 진로로 가기 위해 어떤 학과, 대학을 선택하는 게 적절한지 또 본인 수준에 맞는 대학이나 학과를 어떻게 잘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만큼 이런 부분에 있어 도움을 주겠다는 기본적 마음 자세가 중요하다. 더불어 대학 진학 관련 내용들은 사회적 흐름이 바뀌면 함께 바뀌는 게 있는데 어느 정도 성적이면 어느 대학에 갈 수 있다고 조언하는 것도 하는 일이지만, 앞으로 사회 변화에 따라 유망한 전공이나 학생들이 원하는 진로에 적합한 전공, 학과나 대학 등에 대한 조언이 이뤄지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