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 지진 액상화 현상 국내 첫 관측…지반침하 원인?

포항서 지진 액상화 현상 국내 첫 관측…지반침하 원인?

기사승인 2017-11-18 13:12:42

경북 포항에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한 지 사흘째인 17일 진앙 인근인 포항시 북구 흥해읍 용천리 진앙 인근 논바닥에서 ‘액상화 현상’이 나타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액상화는 강한 지진동에 의해 지하수가 주변 점토나 모래를 흡수하고, 이 흙탕물이 지표면 밖으로 분출되는 현상으로 건물 붕괴나 기울어짐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지진 관측 사상 액상화가 발견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재복 한국교원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팀과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팀은 지난 15일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진앙지인 경북 포항 북구 흥해읍 인근을 점검한 결과 주변 1∼2㎞에서 액상화 현상을 확인했다고 KBS가 17일 보도했다. 인근 논 바닥 곳곳에 고운 모래흙이 쌓인 모습이 포착됐다.

경 교수는 “진앙지 부근 곳곳에서 액상화가 나타난다”며 “지하수가 지표면으로 올라온 때문인데, 그만큼 지반이 가라앉아 그 위에 세워진 건물이 기울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 교수 연구팀 이성준(지질환경과학과·박사과정)씨는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진 발생 당시 ‘물이 부글부글 끓으며 솟아오르더라’는 주민의 증언을 확보했다. 그 전에는 밭 전체가 바싹 말라 있었고, 지진 후 지금까지 이 지역에 비가 온 적도 없다”고 전했다.

기상청은 해당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경북 포항에 건설 중인 지열(地熱)발전소 시추 작업이 지난 15일 포항 지진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학계를 중심으로 지열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지열을 얻기 위해 지하 4.3km 깊이의 구멍을 뚫으며 지진을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이에 포항 지열발전소 공사를 맡은 ㈜넥스지오는 지난 16일 "직경 20㎝의 시추공 두 개는 단층과 무관한 위치에 설치돼 있으며, 시추 공사가 완료된 지난 9월18일 이후 두 달간 모든 현장 작업을 중단해 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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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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