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판사판’은 왜 판사를 주인공으로 했나

‘이판사판’은 왜 판사를 주인공으로 했나

‘이판사판’은 왜 판사를 주인공으로 했나

기사승인 2017-11-20 16:01:52


검사, 변호사가 주인공인 드라마는 많다. 최근 방송된 KBS2 ‘마녀의 법정’,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도 검사 주인공으로 법정 사건을 그려냈다. 하지만 판사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SBS ‘이판사판’이 판사들의 삶을 다룬 첫 드라마로 출사표를 내밀었다.

이광영 PD는 판사들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된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최순실 게이트-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건을 겪는 과정에서 판사들이 뉴스에 등장하는 빈도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20일 오후 2시 서울 목동서로 SBS 사옥에서 열린 SBS 새 수목드라마 ‘이판사판’ 제작발표회에서 이 PD는 “뉴스를 보며 판사들이 뭐하는 사람인지 궁금해졌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드라마에서 단역으로만 출연하던 판사를 주인공 자리에 앉혔다”며 “지금까지 많은 드라마들이 중심에 놓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검사와 변호사를 도구로 내세웠다면, ‘이판사판’은 판사들의 삶을 중심으로 판사들이 겪을 수 있는 이야기를 다룬다. 법정 드라마가 지겨웠던 분들에게도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엘리트 판사 사의현 역을 맡은 배우 연우진도 그 점에 매력을 느껴 출연하게 됐고 털어놨다. 이날 연우진은 “판사들의 이야기를 엿보는 드라마의 독특한 결이 좋아서 주저 없이 선택을 하게 됐다”며 “기승전결로 풀어내는 기존 드라마와 달랐다. 캐릭터 욕심도 났다”고 말했다.

종영된 지 얼마 안 된 전작에서 보여준 캐릭터를 벗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받은 배우들도 있다. JTBC ‘청춘시대2’에서 명예훼손죄로 고소당한 송지원 역을 연기한 박은빈과 SBS ‘수상한 파트너’에서 살인범 정현수 역을 맡았던 동하가 정반대되는 판사 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은빈은 “기본적인 내 음색이 같고 이전 작품과 간격이 짧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며 “아마 시청자들도 처음에 보실 때 낯선 것과 익숙한 것의 경계를 발견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서사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극이 진행되면서 다른 점을 많이 발견하실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동하는 “나는 대본보다 캐릭터 위주로 분석을 시작하는 스타일”이라며 “똑같은 얼굴과 똑같은 목소리를 가진 배우가 다른 캐릭터를 계속 하다보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시각적인 것부터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서 헤어스타일, 걸음걸이, 목소리 톤의 변화를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도한준의 옷을 입으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연우진은 판사라는 직업보다 한 명의 인간이라는 점에 주목해달라고 전했다. 연우진은 “어찌됐든 판사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며 “딱딱할 거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그들도 판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인간이다. 그 지점을 어떻게 연기로 표현할지, 어떻게 캐릭터로 융화시킬지 노력하고 있다. 기존 이미지를 과감하게 깰 수 있는 드라마”라고 귀띔했다.

‘이판사판’은 오빠의 비밀을 밝히려는 자타 공인 꼴통 판사 이정주(박은빈)와 그녀에게 휘말리게 된 엘리트 판사 사의현(연우진)의 정의 찾기 프로젝트를 다룬 드라마다.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 후속으로 오는 22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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