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SK텔레콤에 이어 LG유플러스가 본격적인 5G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차세대 네트워크 환경에서 선보일 이동통신 3사의 서비스 방향은 큰 틀에서 비슷하지만 구체적인 부분에서 다소 차이를 보였다.
◇ VR·AR·8K…영상 서비스 차별화는 아직
LG유플러스는 서울 용산사옥에 5G 서비스 체험을 선보이는 공간을 마련, 지난 23일 통신·제조사와 정부 관계자들에게 우선 선보이고 25일 언론에 공식 공개했다.
LG유플러스가 소개한 5G 서비스는 크게 가상·증강현실(VR·AR)을 활용한 혼합현실(MR)게임, 8K 화질의 VR, 듀얼 생중계, 5G 프로야구 생중계, 원격제어 드라이브, 스마트드론, 입체형상 키오스크, FWA 기반 UHD 무선 IPTV 등이다.
실시간 촬영한 영상에 가상의 캐릭터를 입혀 실제 공간의 장애물에 반응하며 즐기는 혼합현실게임이나 4K 화질의 360도 영상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하는 듀얼 생중계, 8K 화질까지 지원하는 VR 영상, 선수 포지션별 360도 영상 등을 지원하는 프로야구 생중계 등은 모두 5G 환경에서 구현 가능한 서비스다.
기존 LTE 대비 20배 이상 빠른 전송속도를 지원하는 5G 환경에서는 일반 동영상보다 훨씬 많은 트래픽을 요구하는 고화질, 360도 영상 등을 업·다운로드할 수 있어 보다 생생한 일련의 영상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통신 파트너로 5G 시범서비스를 준비 중인 KT 역시 특정 정지화면을 원하는 각도에서 돌려볼 수 있는 ‘인터랙티브 타임슬라이스’를 비롯해 360도 VR, AR 스포츠 ‘하도’ 등의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마찬가지로 2019년 5G 상용화를 목표를 선언한 SK텔레콤도 가상 쇼룸 등을 지원하는 VR 쇼핑과 MR, 360도 VR 생중계 서비스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고화질·MR 영상 서비스에는 이를 지원하는 하드웨어가 요구된다. 8K 영상을 온전히 표현하기 위한 디스플레이 모니터는 현재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일부 제품이 시판될 뿐이며 VR 헤드셋 역시 아직 2K급 영상을 합쳐 보여주는 수준으로 4K 이상의 화질을 체감하기는 어려운 단계다.
즉 이동통신 3사가 보여주는 이들 영상 서비스는 추후 5G 네트워크에서 구현 가능한 범위를 미리 보여주는 수준으로 서비스 형태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기술적 차별성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 드론·커넥티드카…사업 무게중심에 차이
반면 구체적인 3사의 5G 전략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각각 다른 분야에 사업 무게중심을 두고 있으며 LG유플러스의 경우 기존 통신 기술을 응용하는 시도도 선보였다.
LG유플러스가 선보인 5G 서비스에서는 FWA 기술과 드론 관제 서비스가 부각됐다.
FWA는 유선 통신망 구간의 일부를 무선으로 대체해 초고속인터넷을 제공하는 솔루션으로 해외에서는 인터넷 서비스 등에 응용된다. 초고속인터넷망이 발달한 국내 환경에서는 아직 필요성이 부각되지 않았지만 추후 서비스가 필요한 지역에 선별적으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 21일에는 LTE 네트워크상에서 비가시권까지 한 번에 여러 대의 드론을 제어할 수 있는 관제 시스템을 선보인 바 있다. 이를 통해 측량, 안전점검, 농업, 환경 모니터링, 보안, 항공촬영, 광고·홍보, 운수·물류 등 8가지 영역에서 사업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향후 5G 상용화에 따라 초고화질 영상을 실시간 전송할 수 있게 되면 드론의 활용성이 한층 확대될 것으로 보고 주력 사업의 하나로 내세웠다.
KT와 SK텔레콤의 경우 5G 네트워크의 초저지연 특성이 요구되는 자율주행 등 커넥티드카 사업에서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각각 완성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과 협업 관계를 맺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부터 V2X 통신 솔루션, 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사업에 나선 상태다.
또한 자체 드론 관제 시스템을 보유한 KT는 향후 LG유플러스와 공공·민간 분야 시장을 나눌 전망이며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진출이 늦은 커넥티드카 분야에서 KT와 내비게이션을 통합하며 협업하는 등 통신사 간 서비스 경쟁을 위한 이합집산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번 LG유플러스의 5G 서비스 발표는 3사의 ‘5G 레이스’ 본격화 기점으로 평가된다. KT와 SK텔레콤이 5G 조기 상용화를 목표로 일찌감치 서비스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지난 10월에서야 서비스 아이디어 공모를 시작한 LG유플러스가 사업 방향을 제시하며 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제표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5G 마케팅은 이르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제 이동통신 3사 모두 준비 사업 선점을 위한 경쟁을 시작했다”며 “앞으로 ‘보여주기’가 아닌 실제 고객 생활에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경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