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속초까지 잇는 7번 국도는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해안도로이다. 계절마다 독특하고 다양한 모습으로 드라이브코스로 전혀 손색이 없다. 그 구간 중 울진에서 삼척 소나무 숲과 푸른 바다가 적절한 조화를 이뤄 멋진 모습을 그려내는데 특히 겨울눈이 더하면 한 폭의 멋진 동양화의 진수를 자아낸다. 또한 먼발치에 있는 푸른바다를 바라보면 흘러가버린 풋풋한 20대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삼척시 원덕면에 접어들면 2000년 동해안 산불의 피해지가 금방 눈에 들어온다.
지금은 복구조림을 해 숲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울창한 숲이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몇 십 년이 더 걸린다. 만약 이곳이 산불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면 울진 금강소나무숲 못지않은 명품 숲과 동해안을 만끽할 수 있는 관광 명소가 되었을 것이다.
울진과 봉화를 잇는 구불구불한 36번 국도는 천년고찰 불영사와 우뚝 솟은 통고산 그리고 소광리 금강소나무숲으로 유명하다. 몇 년 전부터 통고산자연휴양림 입구에서부터 봉화까지는 큰 도로가 생겨 울진은 더 이상 내륙의 고립된 섬이 아닌 생태관광의 메카로 성장했다. 인근지역인 봉화는 V-트레인 협곡열차를 통해 주말 2000명 내외의 관광객이 방문해 연간 13만명이 찾는다고 한다. 희망적인 것은 금강소나무 생태 탐방객도 연간 약 3만명이 넘는데 그 수는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금강소나무 생태탐방객의 증가는 생태관광과 산림일자리 창출의 초석이 될 것이다.
생태관광을 통한 산림일자리 창출은 산촌활성화에 중요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 산촌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산촌소득과 귀촌인구가 늘어나게 된다. 2018년부터 본격 운영될 제6차 지역산림계획에는 명품숲을 조성해 국민에게 산림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데, 이렇게 조성된 명품 숲이 생태관광과 산촌활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산림 내 규제개혁이다. 귀산촌 인구의 소득증가를 위해서는 산림소득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개혁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 이미 산림청에서는 임산물재배 시 50cm미만의 형질변경이 수반되는 경우 산지일시사용신고 없이 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산림사업 법인등록 절차 간소화 등 다양한 규제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속기관에서도 국민들에게 규제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약 50여 차례 규제개혁현장지원센터를 운영해 국민과 소통하고 눈높이에 맞는 산림행정서비스를 제공했다.
산림일자리 창출에 처음 닻을 올린 2017년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다. 2018년에는 보다 체계적인 산림일자리자원 조사와 여건분석을 통해 산촌마을 활성화와 산촌소득증가를 위한 밑그림을 그려 일자리가 필요한 각 계층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완벽한 산림일자리의 그림이 그려지기 위해서는 산불과 산림병해충에서 안전한 명품 숲 유지관리를 위한 대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 금강소나무숲에서 불어오는 희망의 기운이 산림경제 활성화를 기대해본다.
(이종건 남부지방산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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