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로 향한 동남아의 보석… ‘리바이’의 이적이 갖는 의미

북미로 향한 동남아의 보석… ‘리바이’의 이적이 갖는 의미

북미로 향한 동남아의 보석… ‘리바이’의 이적이 갖는 의미

기사승인 2017-12-27 16:29:26

동남아 최고의 재능이 북미로 향했다. 베트남 출신 정글러 ‘리바이’ 도 주이 카인이 신생 게임단 100 시브즈의 2군 개념인 아카데미 팀으로 이적했다.

오는 2018년 스프링 시즌부터 북미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시리즈(NA LCS)에 참가하는 100 시브즈는 27일(한국시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채널을 통해 ‘리바이’를 아카데미 팀의 정글러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비록 아카데미 팀이기는 하지만, 북미 팀이 동남아 출신 선수를 영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간 NA LCS 소속 팀들은 한국 및 유럽 출신 선수들에게만 용병 슬롯을 투자해왔다. 거꾸로 말하면 그만큼 ‘리바이’의 재능이 북미 팀들에게 매력적이라는 의미다.

‘리바이’는 올해 3번의 국제무대에서 자기 가치를 증명했다. 1번째는 5월 브라질에서 열린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었고, 2번째는 10월 중국에서 열린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3번째는 이달 초 미국에서 진행된 올스타전이었다.

그는 유독 북미 팀 상대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가 속한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의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북미 절대 강자인 팀 솔로미드(TSM)와 5판3선승제 풀세트 접전을 벌인 끝에 석패했다. 본선에서도 1승1패씩을 교환했다. 롤드컵 본선에서도 임모털스에 1승1패를 거두며 상대방을 예선 탈락으로 내몰았다. 그가 모든 경기에서 핵심 전력으로써 활약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리바이’의 진가는 최근 올스타전에서도 발휘됐다. 동남아 올스타로 출전한 그는 리 신으로 7킬 4데스 1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북미 올스타 격파의 선봉장 역할을 해냈다. 상대 정글러 ‘마이크영’과의 기량 차이 또한 현격했다.

이제 막 전성기를 맞이한 ‘리바이’가 2군(아카데미)에서 활동하기 위해 북미행을 택했으리라 생각하는 이는 없다. 목표는 당연히 1군 진입이다. 그리고 그가 정규 멤버로 편입하기 위해서는 두 종류의 잠재적 경쟁자와 싸워야 한다.

1번째 경쟁자는 동 포지션에서 활약하는 1군 주전 정글러 ‘미티어스’ 윌리엄 하트먼이다. 개인 기량은 ‘리바이’에 못 미친다. 하지만 ‘미티어스’는 지난 2013년부터 ‘북미의 클템’이라고 불려왔을 만큼 지능적이고, 또 노련한 선수다. 산전수전 다 겪은 최고 베테랑과 언어·문화 장벽을 넘어야 하는 2년차 선수 간 갭은 크다. 

2번째 경쟁자는 1군에 포진한 한국 선수들이다. 탑라이너 ‘썸데이’ 김찬호와 미드라이너 ‘류’ 류상욱이 그 대상이다. 포지션은 겹치지 않지만, 2개에 불과한 용병 슬롯을 이들로부터 빼앗아야 한다. 어찌 보면 동 포지션의 ‘미티어스’보다 더 강력한 경쟁자다.

동남아 지역은 e스포츠 열기가 뛰어나다.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폭발적인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해외무대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중국 스네이크 e스포츠의 주전 정글러 ‘스타일오브미(SofM)’ 레 꽝 주이(베트남) 정도를 제외하고는 해외에서 활약 중인 스타가 없다.

따라서 동남아 팬들에게 ‘리바이’는 북미 지역의 개척자나 다름없다. 오는 2018시즌 그의 활약상에 따라 동남아 지역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이적이 단순 팀 이동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다. 그는 과연 만리타국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동남아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출국한 ‘리바이’의 매서운 북미 갱킹은 오는 1월 시작된다.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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