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심에서도 징역 12년을 구형받았다.

박영수 특검팀은 27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1심과 동일한 징역 12년을 요청했다.

특검은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 각각 징역 10년을 요청했다.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는 1심과 동일한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박 특검은 “오늘 이 법정은 재벌의 위법한 경영권 승계에 경종을 울리고 재벌 총수와 정치 권력 간의 검은 거래를 ‘뇌물죄’로 단죄하기 위한 자리”라며 “이 사건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대통령과 측근에게 뇌물을 제공한 정경유착의 전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익 추구를 위해 만든 재단에 거액의 자금을 지원한 행위를 ‘사회공헌 활동’이라 주장하는 것은 진정한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모독"이라며 “피고인들은 범행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 앞에 엄숙히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최씨에게 298억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특검은 삼성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출연한 16억2800만원과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원을 모두 뇌물로 판단했다. 또 최씨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금 역시 뇌물이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대가로 승마지원금 및 영재센터 후원금을 건넸다고 봤다.

다만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은 뇌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또 재판부는 최 전 실장과 장 전 차장에게 징역 4년, 박 전 사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황 전 전무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