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이 2일 고(故) 우동민 열사가 숨진 지 7년 만에 고인에 대한 인권침해를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경기도 남양주 모란공원에서 열린 '우동민 열사 7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해 "우 열사의 인권위 점거 농성 당시 인권위는 난방을 끊고 엘리베이터 가동을 중단하는 등 인권적 조치를 하지 않았고 우 열사가 결국 명을 달리했다"면서 "인권위는 이후에도 이 문제에 대해 애써 부인하고 은폐하며 인권 보호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어둠 속에서 떨었을 고인에게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우 열사 어머니 권순자씨는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우리 동민이는 얼어 죽었습니다"라며 "위원장님 어려운 걸음 주셔서 감사하다고 해야겠지요"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30일 출범한 인권위 산하 혁신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지난 2010년 인권위 청사에서 농성 후 숨진 우 열사 인권 침해 사건에 대해 공식사과하도록 인권위에 권고했다.
당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은 지난 2010년 11월22일부터 12월10일까지 인권위 건물에서 장애인 복지 확대 및 현병철 인권위원장 퇴진 등을 요구하며 점거농성을 벌였다. 인권위는 이들의 활동보조인 출입과 식사 반입을 제한했으며 건물 내 엘리베이터 가동과 전기·난방을 중단했다.
우 열사는 농성 사흘째 고열과 허리복통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긴급후송됐으나 이듬해 1월2일 급성 폐렴으로 사망했다.
인권위는 그간 국회 인사청문회, 유엔인권이사회 등에서 이러한 인권침해에 대해 부인해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