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과 호흡한 역대급 올스타전… KBL 고심 흔적 엿보였다

팬과 호흡한 역대급 올스타전… KBL 고심 흔적 엿보였다

기사승인 2018-01-14 19:48:21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농구장을 찾은 관중들에 풍성한 볼거리로 화답했다.

1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열렸다. 추위와 미세먼지라는 악재 속에도 5425석이 전부 매진되는 등 뜨거운 열기 속에서 축제가 진행됐다.

이번 올스타전은 시작 전부터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전의 드림팀과 매직팀의 단순한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 올스타전 투표 1,2위를 차지한 선수가 각각 드래프트를 통해 팀을 구성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에 팬투표 1위와 2위를 차지한 KGC 오세근과 KCC 이정현이 각각 오세근 매직팀과 이정현 드리팀을 구성했다. 이날 올스타전은 오세근과 이정현 팀의 단순한 대결 구도 이외에도 경기 중간중간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하며 팬들과 호흡했다.

우선 선수들은 올스타전이 열리기 전부터 경기장 밖으로 나와 피자와 커피, 떡볶이 등을 손수 무료로 제공했다. 팬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면서 사진 촬영에도 기꺼이 응했다. 선수들과 얼굴을 맞대고 호흡하려는 팬들로 학생 체육관 앞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올스타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나서는 호명된 선수들이 미러 선정된 팬들과 연습한 춤과 퍼포먼스를 펼쳤다. 적극적인 선수들의 모습에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경기장의 분위기도 충분히 예열됐다.


자칫 무료할 수 있는 올스타전이지만 KBL이 마련한 이벤트로 몰입감과 집중도도 높였다. 자유투를 실패한 선수들에 벌칙조가 튀어나와 뿅망치를 두드리며 기합을 줬다. 2쿼터 중반에도 오세근조와 이정현조로 나눠 미니게임을 진행하기도 했다. 선수들은 훌라후프를 돌리고, 춤을 추고 의자에 앉아 슛을 쏘면서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3쿼터에는 최준용 몰래카메라 이벤트가 펼쳐지기도 했다. 하프라인에 서서 눈을 가린 채 최준용이 슈팅을 준비하고 있을 때 전광판에 ‘들어간 것처럼 호응해달라’는 메시지가 올랐다. 슈팅이 빗나갔지만 축포가 터지고 동료들이 물밀 듯 최준용에 달려들자, 최준용도 깜짝 속았다. 뒤늦게 사실을 확인한 최준용이 분통을 터뜨렸지만 선수와 팬들이 하나가 돼 만들어낸 깜짝 이벤트였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 김모(31)씨는 "다소 경기가 길었지만 이벤트가 많아 즐거웠다. 선수들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밖에도 이번 올스타전에선 올 시즌을 앞두고 현역 은퇴를 결정한 김주성의 은퇴식도 치러졌다. 1쿼터 작전 타임 때 특별 영상이 상영됐고 팬들과 동료 선수들은 박수를 치며 김주성의 마지막을 축하했다. 별개로 올 시즌 KBL에 입성한 신인들의 단체 댄스 무대도 펼쳐져 신구의 자연스러운 조화를 만들어냈다. 

젊은 선수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퍼포먼스도 올스타전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다. 선배들의 희생양이 되길 마다않는 SK 최준용을 필두로 이종현과 전준범 등이 올스타전 재미를 위해 노력했다. 김주성은 올스타전이 마무리 된 뒤 인터뷰에서 "젊은 선수들의 모습에서 프로농구가 인기를 되찾을 수 있을 거란 희망을 봤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올스타전은 재미와 몰입도, 그리고 감동을 모두 잡은 팬들과 함께 한 축제의 현장이었다. 곳곳에서 올스타전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KBL의 고심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역대급'이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올스타전이었다. 

잠실ㅣ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사진=KBL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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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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