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에 앉은 女 쳐다보는 男’…음식점 벽화 논란

‘변기에 앉은 女 쳐다보는 男’…음식점 벽화 논란

기사승인 2018-01-15 14:32:53

영등포에 있는 한 음식점 화장실에 그려진 벽화가 몰래카메라(몰카)에 예민한 여성들의 불안감을 키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4일 페이스북에 ‘영등포에 있는 음식점 화장실 벽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친구들과 식사하러 온 식당의 화장실을 보고 정말 어이가 없었다”며 운을 띄웠다. 그는 “(점주가) 공중화장실 몰카에 대한 여성들의 불안감을 알고 있을까”라며 해당 음식점에 있는 벽화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그가 올린 사진에 따르면 여자 화장실 내부에는 남자가 변기에 앉은 여성을 쳐다보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또 화장실 입구에는 상의를 입지 않은 여성이 엎드린 채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묘사한 벽화가 있다. 그 옆에는 속옷만 입은 여성이 남성의 팬티 속을 들여다보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게시자는 “굳이 이 같은 벽화를 그려야 했을까”라며 “어린이와 가족도 함께 이용하는 일반 음식점에서 이러한 벽화로 인테리어를 한 의도가 궁금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여자 화장실 몰카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벽화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1월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몰카 범죄로 검거된 인원은 지난 2012년 1824명에서 지난 2016년 4499명으로 증가했다. 지난 8일 충북 제천 한 커피전문점 여자 화장실에서 몰카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발견된 몰카는 라이터 크기였으며, 다른 장소에서 촬영된 내용도 담겨 있었다. 지난 3일에는 지하철역과 빌딩 공용 화장실 등에서 여성 100여명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30대 남성이 인천지법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암시하는 벽화가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28일 한 커뮤니티에서는 한 대학가 인근 맥주 매장의 벽화 사진이 논란이 됐다. 해당 맥주 매장의 벽화에는 모자를 눌러 쓴 남성이 미니스커트를 입고 계단을 오르는 여성을 아래에서 쳐다보는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벽화 속 남성이 한 손에 쥐고 있는 물건이 흉기를 연상하게 한다며 논란이 가중됐다. 네티즌들은 당시 “성범죄와 살인 등 범죄가 연상된다” “무슨 생각으로 이런 그림을 매장 안에 그렸는지 모르겠다” 등 반응을 보였었다. 

심유철 기자 tladbcjf@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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