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포착] 밀양 화재 현장 찾은 문 대통령 “참사 거듭되고 있어 참담, 마음이 아픕니다”

[순간 포착] 밀양 화재 현장 찾은 문 대통령 “참사 거듭되고 있어 참담, 마음이 아픕니다”

기사승인 2018-01-27 16:29:57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오전 밀양 화재 참사 합동분향소와 화재 현장을 방문했다.

대통령은 합동분향소 내 영정에 헌화, 분향하고 묵념하며 희생되신 분들의 넋을 위로했다. 영정 사진 하나하나를 살피며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어르신께서 “대통령님이 평소에 주장하셨던 사람 사는 사회, 공약도 하셨다. 그걸 좀 더 내년에는 개선을 해 달라. 특히 어제 새벽에 가보니까 소방관들이 너무 고생하고 장비 열악했다. 소방관이 정말로 국민을 위해서 헌신할 수 있게끔 우리 밀양에도 좀 관심을 많이 가져줬으면 좋겠다. 우리 시장님 좀 많이 도와주십시오”라고 말씀하셨다. 대통령은 “내년이 아니라 당장 올해부터, 당장부터 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대통령은 분향소 안에 자리한 유족들을 찾아 위로했다. 유족들과 시민들은 대통령에게 다음과 같은 당부를 했다.

“사람이 아프고 약해질 때 찾는 곳이 병원인데 병원에 와서 목숨을 잃은 것이 어이없고 화가 납니다. 대통령이 꼼꼼히 챙겨 기본부터 제대로 해 주십시오.”

유가족이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말하겠다고 한 유가족은 “참여정부 시절 만든 재난대응 매뉴얼이 다 없어졌다고 하는데 그것을 다시 찾아 운영해 주십시오. 어떤 소방장비는 소방관이 사비로 구입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대통령이 이런 상황을 알고 있습니까? 대통령이 직접 신경 쓰고 챙겨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또 “구조 투입이 늦어 살릴 수 있는 생명도 잃었다. 구조 투입은 상부의 지시가 없어도 현장의 판단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번에 그 부분이 잘못됐다. 이 과정을 잘 살펴서 고쳐야 한다.”

“희생자 수습 후 관리가 잘 안 되는 부분이 있어 그것을 보아야 하는 유족으로서는 너무 고통스럽다. 유족들의 마음이 두 번 다치지 않도록 장례 절차 등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 달라”는 말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한 여성 유족이 몸을 가누지 못 하고 오열하자 대통령이 어깨를 감싸고 위로했다. 합동분향소를 나오는 길에 만난 자원봉사자들에게도 일일이 악수하며 격려했다.

합동분향소에서 약 100 미터 떨어진 사고현장까지 이동하는 길에 대통령은 최만우 밀양소방서장으로 부터 간략한 상황보고를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소방관들은 이번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결과가 안 좋으면 원망을 듣는 게 숙명인데 국민이 응원하니 잘 하시리라 믿습니다. 이번에는 출동이나 대응이 초기에 잘됐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연기 때문에 질식해 사망하신 분들이 많으니 특별히 관심을 가져달라. 밀양 차원에서도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고 있으니 함께 노력하십시다”라고 격려했다. 현장에 도착한 대통령은 소방대원과 일일이 악수하며 격려했다. 특히 침통한 표정의 조종묵 소방청장의 손을 잡고 어깨를 두드리며 “대통령의 마음도 지금 소방청장의 마음과 똑같으니 힘을 내라”고 격려했다.

최만우 밀양소방서장은 보고에서 “화재는 1.26 오전 07:32 접수돼 10:26에 완진됐습니다. 병원은 요양병원과 연결 통로로 연결돼 있습니다. 세종병원 환자 83명. 요양병원에는 94명이 입원해 있었고 화재원인은 국과수에서 조만간 발표될 것입니다. 피해는 사망 37, 중상 9 등 사상자가 188명으로 사망자 37명 중 의료진도 3명이 포함됐습니다. 재산피해는 조사 중이며 동원현황은 장비 73대, 인원 327명, 중구본, 부산, 경북, 울산, 대구까지 동원 요청해 작업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추후 이뤄진 조치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보고했다.

“신고접수 후 3분 뒤에 1차 선착대가 바로 도착해 화재진압 구조 완료했습니다. 바로 대응1단계 발령 후 밀양소방서장은 현장서 지휘권 선언했습니다. 08:04부터 08:48까지 세종병원과 요양병원에 있는 요구조자를 구조했습니다. 환자들을 신속히 구조할 수 있었던 건 천으로 돼 있는 장치, 저걸로 높은 층 환자를 신속히 밑으로 내렸습니다. 저희들만의 역할도 아니었고, 시민들과 병원 관계자들이 합심해 요구조자를 구조한 상황입니다.”

“세종병원에는 층별로 6층은 16명 있었으나 사망자는 없습니다. 2층에 주로 거동 불편 환자들이 많이 입원해 있었습니다. 입원환자 34명 중 의료진 2명 포함 19명이 사망했습니다.”

“화재 발생을 추정하는 장소가 여기입니다. 여기가 중앙계단인데 1층부터 6층까지 중앙계단이고, 1층과 2층만 비상계단이 옆에 있습니다. 1층서 발생한 열기들이 이쪽 통해 들어갔습니다. 상층부로는 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국민 여러분 한 분 한 분 다 구조 하지 못 해 송구스럽습니다. 사상자가 많이 발생한 건 70~90대 고령자가 다수였습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 해 죄송합니다.”

이어 박일호 밀양시장이 인명피해 조치 및 지원에 대해 보고했다.

“사고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게 유가족과 부상자를 어떻게 치료할지에 대한 것입니다. 1대1 전담공무원 지정해 밤새 만나 불편사항을 다 정리했습니다. 장례 절차를 협의하고, 분향소 운영이나 장지, 특히 장례식장이 19군데 모자라는데 오늘 내로 임시 빈소 다 만들고 마을회관이나 체육회관에 모시기로 했습니다. 부상자 치료도 마찬가지로 1대1 전담요원으로 조치 취하고 있습니다. 합동분향소는 보신 대로 오늘 오전 10시부터 가동 중입니다. 합동장례는 밀양시가 추진하겠습니다. 찾아가서 저희가 위문하고, 도와드릴 것 있으면 도와드려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번에는 범정부 대책을 수립해 효과적으로 대응됐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대통령께서 밀양 직접 방문하셔서 유족과 밀양시민에게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밀양 공무원은 유족 아픔과 부상자 상처가 조기에 아물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정부에서도 효과적 대응을 위해 특별한 지원대책 건의 드립니다."”

보고를 받은 대통령은 먼저 참사 희생자에 대한 위로와 국민에 대한 송구함을 전했다.

“정부가 안전한 나라를 다짐하고 있는 데도 이렇게 참사가 거듭되고 있어서 참으로 참담하고, 또 마음이 아픕니다. 국민께도 참으로 송구스러운 심정입니다. 우선은 돌아가신 분들, 다시 한 번 명복을 빌고, 유가족과 밀양시민께 깊은 위로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화재사고는 지난번 제천 화재사고하고는 양상이 다른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소방대원들이 비교적 빨리 출동하고, 초기 대응에 나서서 화재가 2층 위로 올라가는 것을 막았습니다. 그럼에도 유독가스나 연기 때문에 질식해 돌아가신 분이 발생했습니다. 고령환자라든지, 중환자들이 많아서 자력으로 탈출하기가 어려운 분들이 많았던 게 원인인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 화재 방재라든지 안전관리 체제에 대해서 특별한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은 요양병원이든 일반병원이든 구분을 두지 말고 건물을 이용하는 이용자의 상황, 실태에 따라 안전관리의무가 강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요양병원과 성격상 큰 차이가 없는데도 요양병원과 일반병원은 스프링클러나 화재 방재시설의 규제에서 차이가 있고, 바닥 면적이라든지 건물의 연면적에 따라 안전관리 업무가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게 아니라 건물을 이용하는 이용자의 상황, 실태에 따라서 안전관리의무가 제대로 부과돼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화재 관련 안전관리가 강화되면서 그것이 현실화될 수 있게 점검을 확실히 하는 것도 필요하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건물주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세제나 지원 등을 통해서 가급적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대책을 세우겠습니다.”

“사후 여러 지원도 중요한데, 아까 돌아가신 분들의 경우에는 빠르게 사인을 확인하기 위한 검안 절차를 마쳐야 입관을 할 수 있고, 장례식장 확보해야 장례 치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점들을 위해서 이번에는 보건복지부가 중앙사고수습본부를 맡고, 행정안전부가 사고수습지원본부를 맡았는데 밀양시가 양 부처 비롯해 정부 부처와 긴밀히 협력해서 우리 유가족들이 사후 조치에 있어서도 이런 안타까운 마음을 갖지 않도록 그렇게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마 복지부에서는 피신한 환자들이나 유가족들에 대해 의료지원이나 복지 지원 이런 것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에 소방대원들께서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까 소방서장 말씀대로 안에 있는 환자들을 피신시키고 이송하는 과정에서 밀양시민들도 많은 도움 주셨는데, 밀양시민들께도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문 대통령은 또 자원봉사자들을 일일이 격려했다. “이번에 밀양시민들께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구조된 환자들을 추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모포나 핫팩을 가지고 나와 전해 주기도 하고, 소방관과 경찰, 공무원들에게 따뜻한 차를 제공하는 것을 보면서 아픔을 함께 치유하려는 노력을 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밀양시장께서 시민들께 대통령의 인사를 꼭 전해 주십시오. 다음에는 꼭 좋은 일로 밀양을 다시 찾아오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병원 1층에서 감식 작업을 하고 있던 감식요원들을 만났습니다. 대통령은 “원인규명이 제대로 돼야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확실한 원인규명을 당부했다. 현장 소방대원들과 의용소방대원들도 함께 격려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사진=청와대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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