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우즈벡] 추격의 명수 박항서, 체력+세트피스서 고개 떨구다

[베트남 우즈벡] 추격의 명수 박항서, 체력+세트피스서 고개 떨구다

추격의 명수 박항서, 신체조건에서 고개 떨구다

기사승인 2018-01-27 20:17:45

싸늘한 함박눈이 경기장을 뒤덮었지만 베트남은 악착같은 투지로 달려들었다. 그러나 앞서 승부차기를 2차례 했던 악조건 속에서 결국 체력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중국 창저우의 올림픽 센터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정규시간을 1대1로 마쳤다. 이후 연장전에서 교체 출전한 우즈벡의 시도로프가 결승골을 넣으며 베트남은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2차례 실점 모두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특히 경기 막판 코너킥 상황은 집중력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베트남으로서는 결승 결과가 아쉽지만 그럼에도 대단한 대회였다. 베트남 축구팀이 국제대회에서 결승에 오른 건 역사적인 일이다. 베트남은 이번이 대회 2번째 본선 참가다. 지난 2014년 예선 탈락의 씁쓸함을 맛봤던 베트남은 2016년 카타르 대회 본선에 올랐지만 조별리그에서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호주에 잇따라 패해 본선 1승의 꿈이 좌절됐다. 그런데 불과 2년 뒤인 2018년, 악착같은 투지로 결승에 오르며 동화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결승에서 2차례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점을 허용하며 아쉽게 우승컵을 들진 못했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호주를 꺾으며 돌풍을 예고했다. 이후 시리아, 이라크, 카타르를 상대로 분전하며 ‘축구 후진국’이란 오명을 털어냈다. 

베트남 축구는 ‘끈질김’으로 축약 가능하다. 베트남은 대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역전 내지는 동점을 일궈냈다.

베트남의 투지는 준결승에서 절정에 달했다. 실점을 악착같이 메워 2대2로 정규시간을 마친 베트남은 연장에서의 열세를 끈질기게 막아낸 뒤 끌고 간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부이 띠엔 중의 선방에 힘입어 결승행을 달성했다.

‘추격전’은 결승에서도 이어졌다. 전반 8분 우즈벡 코너킥 상황에서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파고든 루스탐존 아슈마토프가 옆으로 넘어지면서 머리를 공에 갖다 대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전반 40분 베트남 스타 응우옌 꽝 하이가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를 환상적인 감아차기로 득점으로 연결하며 따라붙었다.

눈이 오는 상황에서 양팀의 처절한 공방이 이어졌다. 좀 더 강하게 나온 건 우즈벡이다. 후반전엔 서서히 우즈벡이 일방적인 공세를 이어갔다. 베트남 골키퍼 부이 띠엔 중이 신들린 선방으로 추가 실점을 막았다. 정규시간은 1대1로 끝났다.

연장전 강자 베트남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중원에서 힘을 쥐어 짜 상대를 압박, 공격기회를 만들었다. 위기를 느낀 우즈벡도 조금씩 라인을 당겨 수비적인 모션을 취했다.

연장 후반 막판 교체해 들어간 우즈벡 안드레이 시도로프가 코너킥 상황에서 살짝 왼발을 갖다 대는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체력적인 압박에 시달리던 베트남이 결국 막판 집중력에서 무너진 셈이다.

이후 주심이 휘슬을 불며 경기 종료를 알렸다. 우즈벡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이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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