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어와드]는 지난 게임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이야기는 없는지 꼼꼼하게 되짚어보는 쿠키뉴스 스포츠팀의 브랜드 코너입니다.
‘대퍼타임’이 사라졌다. 이제 대퍼 대신 대파(大破)가 있을 뿐이다. kt 롤스터가 유일한 약점으로 꼽히던 후반 운영 능력을 완벽히 보완해오면서 장기전의 귀재 KSV e스포츠를 대파했다. 두 세트 모두 40분이 넘어가는 긴 호흡의 게임이었다.
kt는 20일 서울 서초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KSV와의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롤챔스) 스프링 시즌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대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t는 7승2패 승점 8점의 호성적으로 1라운드를 마무리하게 됐다.
이날 가장 돋보였던 것은 kt의 안정적인 후반 운영 능력이었다. 이들은 진에어 그린윙스와 함께 롤챔스 최강의 장기전 능력을 보유했다고 평가받는 KSV 상대로 운영에서 시종일관 우위를 점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데프트’ 김혁규의 케이틀린이 있었다. 김혁규는 벌어진 대규모 교전마다 팀 최후방에 위치하며 폭발적인 화력을 내뿜었다. 포탑 철거 과정에서도 7시를 가리키는 시곗바늘의 각도처럼 편안해 보였다. 그중 백미는 2세트를 결정지은 마지막 공성전이었다. 김혁규는 ‘룰러’ 박재혁의 트리스타나를 일방적으로 공격해 쓰러트렸고, 게임은 그대로 마무리됐다.
이와 관련해 바텀 파트너인 ‘마타’ 조세형은 “그간 바텀에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픽을 뽑아 초반부터 압살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다. 그러나 오늘은 그런 것보다 후반에도 좋은 케이틀린을 뽑아 천천히, 급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압박하는 게임을 보여드렸던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들의 안정적인 플레이는 다각도에서 빛났다. 후반 운영의 핵심인 내셔 남작과 장로 드래곤 버프도 알뜰살뜰하게 활용했다. 포탑 및 억제기를 두고 다투는 공성전 상황에서는 최소한의 희생만으로 최대 이득을 챙겼다. 으레 나올 만한 ‘대퍼타임’이 끝까지 나오지 않았다.
조세형은 “잘하다가 실수가 잦아져 ‘대퍼팀’ 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런데 보시면 아시겠지만 (요즘에는) 초반부터 스노우볼을 굴리기보다는 중후반 대규모 교전에서 이기는 모습도 많이 나온다. 장기전으로 가도 예전처럼 ‘질 것 같다’는 느낌은 아닐 거로 생각한다”고 후반 운영 능력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충분히 더 잘할 수 있는 꾸준한 팀이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면서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오는 25일 열리는 진에어전과 관련해서도 “저희가 급하게 가려다가 오히려 진에어한테 잡아먹힐 수가 있다”며 “침착하게, 조심하면서 플레이해야 할 것”이라고 성급한 플레이를 경계했다.
kt가 ‘슈퍼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퍼펙트팀’으로 거듭나면서 롤챔스 우승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세형은 “우리가 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실수를 줄이는 것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서초│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