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1등인데요?" … 유통업계, 순위다툼 기준 놓고 설왕설래

"우리가 1등인데요?" … 유통업계, 순위다툼 기준 놓고 설왕설래

매출액, 취급액, 점포수 등 다양한 기준으로 순위 매겨

기사승인 2018-03-01 05:00:00


유통업계에서 순위를 매기는 기준은 모두 다르다.  매출액으로, 취급액이나 점포 수로 순위를 매긴다. 그러다 보니 2위 업체는 다른 기준으로는 우리가 1위라며 분통을 터뜨리거나 아예 다른 순위로 계산해 1위를 셈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이나 홈쇼핑업계, 편의점업계는 각각 다른 기준으로 업계 1위를 매겨왔다. 최근 들어 다른 업계처럼 영업이익도 중요해졌지만, 전통적인 강자가 되려면 '이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업계의 불문율이 있어 왔다.

백화점업계는 매출액으로 순위를 매겨왔다. 부동의 1위는 롯데백화점이고, 2위 다툼이 치열하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엎치락뒤치락하면서 2위 자리를 놓고 싸워왔다. 

지난해 1~3분기 기준 총매출액은 현대백화점이 4조1607억원, 신세계백화점이 3조3470억원으로 현대백화점이 앞섰다. 순매출 기준으로는 현대백화점은 1조3532억원, 신세계는 1조3340억원이다. 

그러나 살펴보면 애매한 부분도 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아웃렛 실적이 백화점 매출액에 포함되는 반면, 신세계백화점의 경우는 아웃렛의 경우 사이먼과의 합작으로 별도 독립 법인으로 분리돼 있기 때문이다. 

또 신세계백화점 매출액에는 SSG닷컴이 포함되고 현대백화점 매출액에는 더현대닷컴이 포함되지만 현대H몰의 경우에는 현대홈쇼핑으로 집계되는 등 서로 들고나는 실적이 있어 정량비교가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내년부터는 신세계가 온라인 부문을 별도법인화하면서 정량비교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점포당 1위의 경쟁이 붙어 롯데백화점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등 재미있는 순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홈쇼핑 업계는 그동안 취급액으로 1위를 가렸다. 취급액이란 전체 상품 판매액을 일컫는다. 단가가 큰 제품을 판매할 수록 취급액이 높아져 가전·가구 등 값비싼 제품들을 판매한 경우 취급액이 늘어난다. 

취급액 기준 1위는 GS홈쇼핑이 자리를 오랫동안 지켜왔다. 지난해 GS홈쇼핑은 취급액이 전년 대비 6.9% 성장한 3조9220억원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CJ오쇼핑도 3조 7438억원을 기록했으나 GS홈쇼핑과는 약간의 격차가 있었다. 현대홈쇼핑은 3조6482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매출액과 영업이익 기준으로 보면 CJ오쇼핑이 1위다. CJ오쇼핑은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7% 늘어난 1조1365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익은 8.7% 증가한 1575억원을 달성했다 . 현대홈쇼핑이 매출액 1조218억원, 영업익 1499억원으로 2위, GS홈쇼핑은 매출액 1조517억원, 영업익 1445억원으로 3위였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취급액을 늘리기 위해 하반기 들어 가전제품을 집중 편성하는 등 취급액 1위를 노리기도 한다"면서도 "그래도 최근에는 예전보다도 더 수익성을 따지는 추세이긴 하다"고 귀띔했다.

편의점업계는 독특하게도 점포 수로 1위를 산정한다. 지난해 말 기준 CU의 점포 수는 1만2503개로 1위, GS25가 1만2429개로 근소한 차이를 보이며 2위다. 그 뒤로는 세븐일레븐이 7000여개, 이마트24가 2000여개로 CU·GS 양사에 비해 차이가 크다.

그동안 1위 자리를 지킨 CU를 맹추격하기 위해 GS리테일이 공격적으로 점포 확장을 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영업익이 줄어들면서 출혈 경쟁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매출액을 보면 1, 2위가 바뀐다. GS25는 GS리테일 실적 중 편의점 매출만 보면 2016년 업계 최초로 매출 5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보면 GS25는 4조7127억원을 기록했고 CU는 같은 기간 4조 1315억원의 매출을 올려 GS25가 앞섰다.

그런데 영업익의 기준으로는 다시 CU가 GS25를 앞선다. CU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1841억원이었고, GS25는 같은 기간 1719억원으로 근소한 차이로 2위에 머물렀다. 그야말로 막상막하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마다 전통적으로 1위를 가리는 기준이 각각 다르다"라며 "업계 1위라는 타이틀을 고수하기 위해서 무리하게 확장하는 경우가 있어 왔지만, 최근에는 영업이익 즉 실익을 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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