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미투 운동’(#MeToo·나도 고발한다)과 관련 성폭력 2차 피해 방지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13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대학에서 열린 경찰대생·간부후보생 합동 임용식 축사에서 “무엇보다 여성과 아동, 장애인, 어르신 등 범죄·폭력에 취약한 국민 곁으로 다가가 달라”고 밝혔다. 이어 “미투를 외친 여성의 용기는 인간의 존엄성·평등을 바로 세워달라는 간절한 호소다. 이를 가슴으로 들어달라”며 “수사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 방지에도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약자 인권 보호’는 이날 축사에서 거듭 언급됐다. 문 대통령은 “전문성과 책임감 못지않게 청년으로서의 정의감과 공감능력이야말로 국민의 삶을 지키는 중요한 역량”이라며 “매일 아침 경찰복을 입을 때마다 불의에 맞서고 약자를 보호하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져달라”고 강조했다.
경찰 개혁 관련 내용도 축사에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지금 경찰은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며 “국민인권과 안전만을 바라보는 경찰로 거듭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경 수사권 조정은 경찰이 수사기관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도록 하는 일”이라며 “경찰이 더 큰 권한을 가질수록 책임도 더 커진다. 국민의 안전과 인권보호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18 광주민주화 운동 당시 상부의 발포명령을 거부한 고(故) 안병하 치안감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의 몫이 될 경찰 역사에는 자랑스러운 경찰 영웅들이 있었다”며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경무관으로서 전남 경찰국장이었던 고 안 치안감은 신군부의 발포 명령을 거부하고 부상당한 시민들을 돌봤다. 보안사령부 고문 후유증으로 1988년 세상을 떠났지만 그는 정의로운 경찰의 표상이 됐고, 그가 있어 30년 전 광주시민도 민주주의도 외롭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로지 국민을 위해 헌신한 경찰은 안 치안감 말고도 많았지만, 그동안 경찰이 권력의 벽이었던 시절도 있었기 때문에 그 벽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을 뿐”이라며 “그러나 국민은 정의로운 경찰을 믿었고, 경찰 스스로 개혁하도록 오래 기다려줬다”고 전했다.
국민과 경찰 사이 신뢰 관계가 회복되고 있다는 언급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촛불광장은 민주주의의 길을 밝히며 경찰이 국민 품으로 다가오는 길도 함께 비췄다”며 “단 한 건의 폭력도 없었던 평화의 광장은 국민과 경찰이 협력해 함께 만들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과 경찰 사이에 믿음이 자랐다”며 “완벽한 안전관리로 평창올림픽도 잘 치러냈고, 경찰이 국민 앞에서 위상을 바로 세울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