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서울시장 후보군의 윤곽이 서서히 잡히고 있다. 여권 유력 후보인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관련된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16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당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과 협의해 안 전 대표를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임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오는 18일 오전 11시 기지간담회를 열어 인재영입 및 지방선거 전략 등에 대한 구상을 밝힐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의 당직 복귀가 서울시장 출마를 위한 수순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안 전 대표는 서울시장 출마를 장고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당이 원하면 이야기해 볼 것”이라며 서울시장 출마에 긍정적인 의사를 표명했다.
안 전 대표가 나설 경우, 3선 도전을 선언한 박 시장과의 대결에서 ‘양보프레임’으로 선거를 유리하게 끌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으며 유력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당시 안 전 대표는 자신보다 지지율이 낮았던 박 시장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했다.
자유한국당(한국당)은 이석연 전 법제처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전략공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15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원예농협에서 강원 민심 점검회의를 마친 후 “이 전 처장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창립 멤버다. 박 시장도 경실련에 있던 사람”이라며 “누구보다도 박 시장을 잘 아는 사람이다. 아마도 ‘빅매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처장도 같은 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중도·보수 우파는 어떤 식으로든 재건돼야 한다”며 “내가 역할을 할 생각이 있다.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이 전 처장은 보수진영의 대표적인 시민운동가다. 지난 1985년 사법고시에 합격, 94년부터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창립 멤버로 활동했다. 지난 2004년에는 행정수도 이전 반대 헌법소원을 제기해 위헌 결정을 받아내기도 했다. 지난 2006년부터 2년까지는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대표를 지냈다. 이후 2008년 이명박 정부의 첫 법제처장을 역임했다. 성향은 다르지만 변호사, 시민운동가를 거친 박 시장과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아직까지 서울시장 후보군을 정하지 못한 곳도 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뚜렷한 ‘대항마’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