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안해서합니다] 구강청결제, ‘너 믿어도 되겠니?’

[아무도안해서합니다] 구강청결제, ‘너 믿어도 되겠니?’

기사승인 2018-03-24 06:00:00

#늘 깔끔함을 추구하는 30대 회사원 김모씨. 김씨는 식후 또는 연인과의 데이트 전, ‘구강청결제’를 애용합니다.

가글을 하지 않으면 양치질을 해도 개운치 않다고 하는데요. 입안을 감도는 상쾌한 ‘멘톨향’, 묘하게 중독되는 화한 느낌, 그 어떤 사람과 30cm 내에서 대화해도 당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 A씨가 2년 넘게 구강청결제를 쓰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A씨는 최근 주변에서 ‘구강청결제는 효과가 없다’, ‘건강에 좋지 않다’, ‘물로 하는 게 더 낫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구강청결제를 계속 써야 할지 고민에 빠진 A씨. 

쿠키뉴스 기획취재팀이 나섰습니다. 구강청결제, 과연 안심하고 써도 될까요?


구강청결제를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다는 신입 기자. “제가 한 번 써보겠습니다”

우선 깨끗하게 양치를 하는데요. 이날 따라 화장실이 붐벼 부득이하게 회의실에서 양치를 하게 됐습니다.  

열정적으로 이를 닦은 신입기자. (분노의 양치질.jpg) 잇몸에서 피가 날 정도로 양치질을 했는데요. 

‘구강 재계’를 한 뒤, 물과 구강청결제가 어떻게 다를지 비교해봤습니다. 

물로 헹궜을 때에는 별 감흥이 없었다고 하네요.

“그냥 찬물이라 시원하다는 정도였습니다”

첫 구강청결제 사용 소감은 어떨까요.

“익숙치 않은 쓴 맛이 확 느껴졌습니다. 뱉고 나니 상쾌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그것도 잠시, 시간이 지나고 나니 입안이 조금 건조해진 느낌입니다” 

구강이 정말 청결해졌을까요? 맨눈으로 볼 때는 물과 구강청결제 사용 간 차이가 크지 않은 것 같은데요. 

구취는 어떨까요. 손을 모아 입김을 불어봤습니다. 

“입안에서 포도 향이 느껴졌어요. 다른 냄새는 잘 느끼지 못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원래 입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정말입니다”

전문가의 의견은 어떨까요. 경희대학교 치과대학 교수,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구강보건협회, 치과의사 등 5명에게 구강청결제 사용과 관련해 질문을 했습니다. 

Q. 구강청결제를 사용하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A. 구취 제거와 구강 내 세균 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충치 및 잇몸병 예방까지는 어렵죠. 

Q. 구강청결제 자주 사용해도 문제없을까요.

A. 구강청결제는 알코올 성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너무 많이 사용하면 구강 건조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알코올 농도가 높으면 살균 효과가 좋긴 하지만 입안의 점막이 손상되거나 치아가 변색될 위험이 있죠. 또 입안의 유익균까지 제거해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습니다.

Q. 양치질 안 하고 구강청결제만 사용해도 될까요.

A. 충치를 예방하려면 물리적 방법이 최선입니다. 화학적 방법은 효과가 없습니다. 이를 닦는 이유는 이에 붙어있는 바이오필름(미생물막)을 닦아 내기 위해서입니다. 바이오필름은 쉽게 말해 세균과 유기물이 서로 엉켜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강청결제를 사용해 바이오필름 밖의 세균을 일시적으로 살균시켜도 바이오필름이 다시 만들어내는 세균으로 금방 오염될 수밖에 없습니다.

양치를 열심히 하고 양치를 확인하는 의미로 구강청결제를 쓰면 됩니다. 양치를 대충 하고 구강청결제를 쓰는 것은 목욕을 제대로 하지 않고 향수 뿌리는 거나 마찬가지인 거죠. 

Q.'입 속 유해균을 99.9% 억제한다'는 문구 믿어도 될까요.

A. 구강청결제가 살균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미 검증이 됐습니다. 다만 99.9% 수준까지는 아니라고 봅니다.

Q. 중독됐다는 사람도 있는데.

A. 심리적 안정감이 큽니다. 구강청결제를 사용하는 사람은 치아 건강에 관심이 많습니다. 약물 자체의 중독성은 없고, 일종의 강박증세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잇몸 치주병 예방 등 구강 건강에는 식염수가 훨씬 좋습니다.

구강청결제 판매회사에도 문의했습니다. 회사 측은 “50여건의 임상연구를 통해 구강청결제가 안전하며 구강 위생에 도움 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답했습니다. 입속 유해균이 99.9% 억제되며 3시간 동안 구취가 방지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회사 측은 알코올 성분이 구강을 건조하게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분분한 의견 속에서도 몇 가지 결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구강청결제의 효과를 보려면 깨끗한 양치질은 필수라는 점, 그리고 신입은 생각보다 고달프다는 점입니다. 

정진용, 이소연, 김도현 기자 jjy4791@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정진용, 이소연, 김도현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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