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높은 곳 위해선 토종 해결사 필요하다

전자랜드, 높은 곳 위해선 토종 해결사 필요하다

전자랜드, 높은 곳 위해선 토종 해결사 필요하다

기사승인 2018-03-27 11:57:13

인천 전자랜드가 해결사 육성이라는 과제를 떠안았다.

전자랜드는 2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전주 KCC와의 6강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64대79로 완패했다. 시리즈 전적 2승3패를 기록한 전자랜드는 4강 진출이 무산됐다. 

6강에 오른 전자랜드는 2위 KCC를 상대로 1차전을 잡아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2차전을 내줬으나 3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언더독의 반란을 꿈꿨다.

하지만 4차전이 문제였다. 경기 막판까지 8점차를 앞섰던 전자랜드는 4분간 무득점에 그치며 KCC에 역전을 내줬다. 5차전까지 온 끝장승부는 전자랜드에 부담으로 다가왔다. 치명적인 역전패로 분위기가 꺾인 데다 전자랜드는 역대 5차례의 5차전 승부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게다가 격전지는 상대의 안방인 전주였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전자랜드는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시리즈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 리바운드 개수 26대43으로 골밑에서 참패했고 3점슛도 21개를 던져 단 3개를 넣는 데 그쳤다. 특히 점수가 벌어진 전반까지 전자랜드는 3점슛 10개를 시도해 1개도 넣지 못했다. 전자랜드는 시종일관 KCC에 끌려 다니다 허무하게 경기를 내줬다. 

비록 시즌은 마무리됐지만 5차전 경기 내용이 주는 교훈은 크다. 

전자랜드가 이날 고전한 주된 원인 중 하나는 토종 해결사의 부재다. 외국인 선수 브랜든 브라운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의존도가 깊었던 게 문제였다.

브라운에게 수비가 집중되면 다른 선수들에겐 자연히 공간이 열린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브라운의 조력자가 될 수 없었다. 3차전 정영삼이 3점슛 5개를 터뜨리며 원조 해결사다운 면모를 보였지만 4차전과 5차전은 침묵했다. 올 시즌 성장한 차바위도 고개를 떨궜다. 

키 플레이어인 박찬희도 슈팅에서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유도훈 감독이 시즌 중반 부상을 당한 조쉬 셸비의 교체를 놓고 저울질을 지속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밀러는 팀 융화, 수비적인 면에서 셸비보다 앞서지만 득점력은 부족했다. 유 감독은 해결사가 팀에 필요하단 것을 인지하면서도 결국 밀러를 잔류시키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밀러는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며 전자랜드를 6강에 올려놨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경기에선 존재감이 부족했다. 5차전만 해도 낮은 야투 적중률로 팀을 어려움에 빠트렸다.

전자랜드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도 기복이 심한 경기력을 보였다. 유 감독은 이를 국내 해결사가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KBL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주는 선수는 팀마다 정해져있다. 우리는 그런 선수를 발탁해가는 과정이다. 정영삼, 차바위, 김상규 등은 1대1로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강)상재나 (정)효근이도 마찬가지다”고 설명했다.

결국 전자랜드가 더 높은 곳으로 향하기 위해선 토종 해결사의 등장이 요구된다.

전자랜드는 2009년 이후 프로농구의 다크호스로 자리 잡았다.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지만 플레이오프에 지속적으로 이름을 올리며 KBL 팬들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이젠 같은 과정, 동일한 결과에 염증을 느끼는 팬들이 나타나고 있다. 플레이오프 4강에만 3회 올랐으나 번번이 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매번 5차전 접전을 펼치지만 끝내 상대를 넘진 못했다. 매해 용병 농사에 실패하는 유 감독의 안목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새드 엔딩보단 해피 엔딩에 목마른 이들이 늘어만 가고 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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