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군인가 아군인가”…이통사, 5G 놓고 협공하거나 대립하거나

“적군인가 아군인가”…이통사, 5G 놓고 협공하거나 대립하거나

기사승인 2018-03-28 05:00:00

차세대 통신 5G(5세대 네트워크) 상용화를 앞두고 구체적인 사안들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이동통신사들이 사안마다 협공하거나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망 중립성 폐지’를 놓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사 3인방이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망 중립성은 통신망 사업자가 네트워크상 모든 콘텐츠를 차별 없이 다뤄야 한다는 원칙으로 망을 보유하지 않은 인터넷·콘텐츠 사업자도 동등하게 망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통신업계는 망 중립성 원칙이 5G 시대에 맞지 않다며 완화 내지 폐지를 원하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5G 시대에 서비스별로 요구되는 망 품질이 다르고 이를 제공하는 비용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차등 서비스를 허용하는 망 중립성 원칙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반대 진영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망 중립성이 폐지되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은 망 사용료를 지불하느라 경영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통신업계는 구체적인 가이드 라인을 통해, 망을 이용한 만큼의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기 때문에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게 막대한 피해가 가지 않을 것이라며 반발을 일축했다. 

반면 5G ‘필수설비 공동 활용’ 문제에 관해서는 KT와 SK텔레콤·LG유플러스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필수설비란 전신주, 관로, 광케이블 등 통신사업자가 망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기본 인프라를 말한다. 5G를 구축하려면 이를 활용해야 하는데 현재 필수설비 대부분을 KT가 보유하고 있다.

KT는 공동 활용을 반기는 입장은 아니지만 ‘적정대가’가 주어진다면 이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국가 차원에서 5G를 조기 상용화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효율성을 증대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필수설비는 5G를 넘어 6G, 7G로 나아갔을 때도 사용할 수 있는 KT의 자산이니만큼 필수설비 공동 활용을 하더라도 적정 대가가 보장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와 LG유플러스는 KT가 필수설비 공동 활용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을 원하는 눈치다.

이들 업체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이미 건물이 지어져 있거나 도로가 깔려 있어 KT 이외의 이통사는 필수 설비 보유를 위한 투자가 어렵고 막대한 비용이 든다”며 “성공적인 5G 조기 상용화를 위해서 기존에 잘 구축돼 있는 KT의 필수설비를 함께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5G 상용화를 위한 개별 사안을 두고 이통사의 입장이 이렇다보니 사안마다 추진 속도도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필수설비 공동 활용 방안은 통신사 별로 입장이 충돌되는 부분이 있어 합의점을 찾는 데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남가언 기자 gana91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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