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전 의원이 정계 은퇴 의사를 밝혔다.
정 전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연인으로 돌아갑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게시물에서 정 전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를 철회하겠다. 모든 공적 활동을 접고 자숙하고 또 자숙하면서 자연인 정봉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당했기에 거침없이 앞으로 나갔다. 어떤 장애든지 뚫고 나갈 자신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저 자신 스스로의 문제를 미처 보지 못했다. 누구를 탓할 생각도, 원망도 없다. 이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라고 했다.
그리고 "저로 인해 마음 상하신 분들, 믿음을 갖고 지켜보았지만 실망하신 분들, 진심으로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정 전 의원은 "10년 통한의 겨울을 뚫고 찾아온 짧은 봄날이었지만"이라며 "믿고 지지해주신 분들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고 끝맺었다.
지난달 7일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은 정 전 의원이 지난 2011년 12월23일 서울 렉싱턴 호텔에서 안젤라(가명)씨를 성추행했다고 보도했다.
정 전 의원은 "악의에 가득 찬 허위보도"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부인하며 언론사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또 논란이 된 당일 오후 1~5시까지 행적을 5~10분 단위로 찍은 사진 780장을 경찰에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날 피해자가 기자회견을 열어 렉싱턴 호텔 카페인 '뉴욕뉴욕'에 지난 2011년 12월23일 오후 5시5분과 5시37분 자신이 있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사진과 위치 기반 데이터 자료를 제시하며 사건은 전환점을 맞았다.
이에 정 전 의원은 같은 날 프레시안을 상대로 제기했던 소송을 취하했다. 그리고 이날 보도자료를 내 "카드사용내역을 확인해본 결과 (성추행이 있었다고 지목된 당일) 제가 렉싱턴 호텔에 갔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됐다"고 시인했다.
정 전 의원은 "결제내역이라는 명백한 기록이 있는 이상 이를 스스로 공개하는 것만이 이 모든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책임을 지는 길이라 판단했다"면서도 "기억이 없는 것도 제 자신의 불찰이라 판단한다"며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