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의 지난 2013년 신입사원 최종 합격자 가운데 14%가 특혜를 받아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은 채용과정에서 추천을 받은 인원을 우대하고, 학교차별에서 성차별까지 다양한 방법을 통해 불공평한 채용을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은 2일 하나은행의 2013년 채용에 대해 특별검사를 진행한 결과 최종합격자 229명 중 추천 등에 따른 특혜 합격자가 32명이라고 밝혔다.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채용 16건, 최종면접에서 순위 조작을 통해 남성 특혜 합격 2건, 특정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한 최종면접 단계에서의 순위 조작 14건 등 총 32건이다.
먼저 추천자 또는 추천내용이 있는 지원자 105명 가운데 22명이 최종합격되었다. 금감원은 이중 16명이 특혜 부여로 인해 합격된 것으로 판정했다. 이들은 서류전형부터 추천내용 항목에 ‘최종합격’으로 표기되어 실제로도 최종합격했다.
예를 들어 추천자가 ‘김00(회)’로 기재되어 있는 지원자는 서류전형 및 실무면접 점수가 합격기준에 크게 미달하고, 합숙면접에서 태도불량 등으로 0점 처리 되었음에도 최종적으로 합격됐다. 김00은 2013년 당시 하나금융지주의 인사전략팀장으로 재직한 인물로, 그는 '(회)'에 대해 회장실 또는 회장이라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추천자가 ‘짱’으로 표시된 지원자(6명) 중 4명이 합격했다. 이중 3명은 서류전형(2명) 또는 면접단계(1명)에서 합격기준에 미달하였음에도 최종 합격했다. 금감원 검사 결과 ‘짱’은 2013년 당시 하나은행장을 지칭하며, 아들 친구 2명 및 00금융지주 임원의 부탁으로 00은행 직원 자녀 2명을 추천한 사실을 인정했다.
추천내용에 ‘함00대표님(00시장비서실장)’으로 표기된 지원자는 합숙면접 점수가 합격기준에 미달하였음에도 임원 면접에 올라 최종 합격했다. 검사 결과 함00은 2013년 당시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대표(부행장, 현직 은행장)였으며 동 지원자는 00시의 시장 비서실장 000의 자녀로 나타났다.
최흥식(전 금감원장) 부사장 추천으로 표기된 지원자 역시 서류전형 점수(418점)가 합격기준(419점)에 미달(△1점)하였으나 서류전형을 통과해 최종 합격했다. 이밖에 추천 내용에 국회정무실, 청와대 감사관 조카 등으로 표기된 지원자들도 최종 합격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최종 임원면접시 합격권 내의 여성 2명을 탈락시키고 대신 합격권 밖에 있는 남성 2명의 순위를 높여 남성 2명이 특혜 합격되는 등 남녀 차별도 있었다.
특히 하나은행은 남녀 차등채용을 조짃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동일한 직무에 대해 남녀 채용인원을 사전에 달리 정하는 등 남녀 차등채용을 서류전형 단계부터 추진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특정 학교 졸업자에게 특혜를 부여해 탈락자 14명이 합격 처리됐다. 하나은행은 실무 면접에서 탈락한 00대졸업자(남자) 9명을 합격 처리하고 동수의 00대졸업자(남자) 9명은 합격권 임에도 일괄 탈락시켰다.
금감원은 이같은 조사내용을 검찰에 전달하고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하나은행 및 금융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