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일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2일 하나은행 채용비리와 관련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 되지만 특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최 부원장보는 이날 ‘2013년 하나은행 채용비리 검사’ 잠정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채용비리에 대한 김정태 회장의 개입 여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금감원의 검사 결과에 따르면 하나은행 2013년 신입사원 채용 최종합격자 229명 중 추천 등에 따른 특혜 합격자가 32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채용 16건에 달했으며, 남성 특혜 합격 2건과 특정대학 출신을 위한 순위 조작 14건이 적발 됐다.
특히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 채용 중 추천자 ‘김○○(회)’로 기재되어 있는 지원자는 서류전형 및 실무면접 점수가 합격기준에 크게 미달하고, 합숙면접에서 태도불량 등으로 0점 처리 됐음에도 최종 합격했다.
최성일 금감원 부원장보는 “김○○은 당시 하나금융지주의 인사전략팀장으로, 김 전 팀장은 ‘(회)’를 회장실 또는 회장을 표기한 것으로 증언했다”며 “김 회장에게 이에 대해 소명을 요구했으나 김 회장은 ‘기억나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 회장이 채용에 개입했다는 근거는 그 것 하나밖에 없다. 인사전략팀장의 발언으로 (김 회장의 개입이) 추정은 되지만 특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김 회장의 개입 여부는) 검찰에서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부원장보는 “가장 큰 문제는 처음 단계에서 추천 명단에 ‘최종합격’이라고 표시된 이들이 최종합격된 것이 문제”라며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금감원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최성일 금감원장의 일문일답이다.
▲하나은행은 2013년도 채용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채용관련 자료가 발견됐나= 지난 검사 때 자료를 다 삭제했다고 했다. 그런데 하나은행이 클라우드방식으로 자룔를 백업 한다, 이번에 백업한 것을 복구해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에 개인들이 클라우드서버에 숨겨 놓은 디렉토리를 발견했다. 또 클라우드서버 사용전에 개인 피씨에 보관한 자료를 확보했다.
▲추천 내용에 명시된 국회 정무실과 청와대 감사는 누구인가= 정무실은 하나금융지주 공보가 부탁을 받아 추천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감사 조카는 개인 영업그룹 부행장이 추천했다. 그런데 이들이 추천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추천 내용에 대한 확인이 안되고 있다.
▲김정태 회장이 개입했다는 추정근거는 ‘(회)’ 하나뿐 인가=김정태 회장으로 추정은 되지만 특정할 만한 건은 없다. 추정할 수 있는 근거는 그거 하나밖에 없다. 당시 인사부장에게 ‘(회)’에 대해 물어보니 회장 또는 회장실에서 온 것이라고 증언했다. 진짜 더 큰 문제는 처음 단계에서 최종합격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것이 문제다.
▲최흥식 전 금감원장의 추천, 채용비리로 분류했나= 105명의 채용추천이 있었다. 이 가운데 일부는 합격권 점수인데 합격한 사람도 있고, 일부는 합격권자가 아닌데 합격한 사람도 있다. 일률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검사가 독립적으로 진행되어 앞서 내용에 대해는 잘 모르겠다. 최 전 원장과 관련된 사실들을 그대로 보여드렸다.
▲최흥식 채용비리 유포 경로 조사는= 조사한계가 있어서 그 부분은 확인할 수 없었다. 하나은행에 감찰을 부탁했는데 이루어 지지 않았다.
▲하나은행의 증거 인멸이나 검사 방해가 있었나= 채용과 관련한 정보는 개인정보라 바로 삭제한다. 보관하지 않아도 된다. 그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
▲김정태 회장이 개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건에 대해 진술 받았나= 검사반장이 질의한 결과 본인은 전혀 기억하는 바 없다고 응답했다.
▲김기식 신임 금감원장에게 보고 됐나= 제가 최종 결과를 감사에게만 보고하고 부원장등에게 전혀 지시 않받는다. 판단의 결정권은 자신에게 있다. 부원장등에게 경과는 보고했으나 판단은 전적으로 제가, 오늘 브리핑도 자체 판단했다.
▲하나은행 특헤 합격자에 대한 금감원의 조치는=검찰의 검사 결과에 따라 조치할 것이다.
▲함영주 하나은행장 등 연루자들의 해명은=함 행장 그런적 없다고 해명했다. 당시 은행장은 시인했다. 당시 자체단체장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확인 못 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 직원만 검사 가능하다.
▲특혜 받은 대학은 어디인가= 1등급 부여된 대학은 3개 대학이다.
▲2013년 이외 연도나 은행에 대한 검사 계획은=이미 하나은행에 대해 3개년도 검사 실시했다. 하나은행에 대해 추가 검사는 최 원장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별검사단을 조성해 실시한 것이다. 다른 연도에 대한 검사 여부는 검사단의 영역을 벗어나 고려하지 않았다. 다른 은행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의혹이 제기되면 검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징계나 개선 방안 제출 받을 예정인가= 수사결과 금융감독과 관련한 내용이 나오면 조치를 취하겠다. 검사단이 은행 감독 라인이 아닌 곳에서 차출돼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단의 역할은 사실확인을 해서 검찰에 전달해 주는 것에 있다. 그 밖에는 은행 담당 라인을 통해 개선 조치 등이 진행될 것이다.
▲추천 내용의 청와대 감사, 당시 현직인가= 부행장이 추천했는데 부행장이 추천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확인 못하고 있다.
▲추천받았는데도 떨어진 이들은 무엇인가= 하나은행이 어떤 기준으로 합격을 시키고 내렸는지 모르겠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