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경비 명목의 찬조금을 의회에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창호(65) 경남 함양군수가 항소심에서도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선출직 공직자가 공직선거법 위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그 직을 잃게 된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재판장 손지호 부장판사)는 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임 군수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임 군수는 1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임 군수가 상고를 포기하거나 대법원에서 이 형이 확정되면 군수직을 잃게 된다.

임 군수는 2014년 7월부터 2016년 5월까지 함양군의회 국내‧외 의정연수 관련해 6차례에 걸쳐 1100만원을 여행경비 명목의 찬조금을 의회에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는 돈을 마련한 사람을 주체자로 반드시 보지는 않는다”면서 “돈을 마련한 사람과 실제 준 사람이 일치하지 않더라도 기부행위자로 특정한다”며 임 군수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임 군수는 “기부행위의 주체가 아닌데다 제 돈도 아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그 돈은 군수 취임 후 관행으로 군청 행정과 공동 경비로 나온 게 맞다”면서 “적극적으로 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하지만 관례대로 하라는 말은 지시나 다름 없으며, 군정 책임자로서 지시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 돈은 관행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라고는 하지만, 법률상으로는 기부행위”라며 “구체적인 법 위반 사실을 몰랐다고 하지만, 군수는 의회와 상호견제 관계에 있어 협조 명목으로 돈을 준 것은 공직선거법에 저촉된다는 생각은 당연하게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임 군수는 이 사건과는 별도로 승진 청탁을 대가로 군청 공무원 2명에게서 각각 2000만원씩 총 4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뇌물수수)로 구속기소됐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