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김소현 “부담 컸던 ‘라디오 로맨스’… 새로운 도전에 의의”

[쿠키인터뷰] 김소현 “부담 컸던 ‘라디오 로맨스’… 새로운 도전에 의의”

김소현 “부담 컸던 ‘라디오 로맨스’… 새로운 도전에 의의”

기사승인 2018-04-04 17:47:13

KBS2 수목극 ‘라디오 로맨스’는 배우 김소현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드라마다. 스무 살이 된 이후 처음으로 출연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선정릉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김소현은 “아쉽기도 하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좋은 현장이었다”고 의미 있는 드라마의 종영 소감을 전했다.

김소현은 ‘라디오 로맨스’에서 무한긍정이 특기인 라디오 작가 송그림 역을 맡아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상대역인 윤두준과 선보인 로맨스 호흡도 합격점을 받았지만, 20대 중반의 송그림을 표현하기에 김소현이 너무 어리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관해 김소현은 “(성인 연기에 도전하는) 처음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처음부터 좋은 반응만을 바라는 건 이기적인 자세라고 생각했어요. 성인 연기하는 제 모습을 시청자가 처음부터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죠. 그렇지만 이제 스무 살의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니까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 고민이 정말 많았어요. 그런 상황에서 ‘라디오 로맨스’의 시나리오를 접했는데 굉장히 읽기가 편하더라고요. 스무 살이 되고 첫 드라마를 한다면 밝고 가벼운 작품을 하고 싶었거든요. 무엇보다 따뜻한 드라마가 될 것 같다는 믿음이 있었고요.”

김소현은 ‘라디오 로맨스’에 들어가기 전 막막했던 상황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지난해 MBC ‘군주’를 마친 뒤 걱정과 우울감이 찾아 왔다는 것. 스무 살이 되면 성인 연기자로서 새로운 모습을 선보여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이 드라마를 시작하기 전 부담감이 너무 컸고, 촬영 초반까지 마찬가지였어요. 하지만 드라마 연기 준비를 함께해주셨던 선생님이 ‘어차피 네가 할 수 있는 역량은 정해져 있다. 편하게 하라’고 조언해주셔서 마음을 놨어요. 그때부터 ‘모르겠다. 그냥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촬영에만 집중할 수 있었죠.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작업이니까 제 역할에 집중하고 상대와 호흡하는 데 최선을 다했어요.”

다행히도 김소현이 맡은 송그림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품고 있는 인물이었고 젊은 배우가 많은 현장도 활기찬 분위기였다. ‘라디오 로맨스’ 현장 이야기가 나오자, 김소현이 웃음을 보였다. 김소현은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는 건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초중반까지는 데면데면한 감이 있었어요. 윤두준 오빠도 낯을 많이 가렸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아주 자연스럽게 친해졌어요. 다른 배우들과 나이차이가 좀 있었지만, 촬영 중후반부엔 모두 친구처럼 지냈어요. 아직 단체 메시지방에서 많은 대화를 나눠요.”

결과적으로 보면 ‘라디오 로맨스’는 시청률이 좋은 드라마가 아니었다. 뒷심이 부족하다는 평도 있었다. 하지만 김소현은 “드물게 착한 드라마였다”고 ‘라디오 로맨스’를 기억했다. 더불어 “연기적인 측면에서 많은 아쉬움이 있었다”면서도 “새로운 모습에 도전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라디오 로맨스’는 자극이 적고 착한 드라마예요. 보시는 분들이 따뜻한 위로를 받으셨던 부분도 있으리라 생각하고요. 저는 ‘라디오 로맨스’를 촬영하며 처음 해보는 것들이 많았어요. 술 마시는 연기, 운전하는 연기 모두 처음이었죠. 시청자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렸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예요.”

‘라디오 로맨스’를 통해 앞날에 대한 힌트를 얻은 것 같다는 김소현은 “천천히 가고 싶다”고 귀띔했다. 급하게 많은 것을 보여주기 보다는 준비를 잘해 천천히 가다보면 어느 순간 답이 나오리라는 설명이다.

“아역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언제 뗄 수 있을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 작품으로 제 연기 생활이 끝나는 게 아니니까 다음 작품이 더 중요하겠죠.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는 항상 고민해야 할 문제예요. 빨리 벗어나고 싶어도 빨리 안 될 것 같아요.(웃음) 하나하나 덜어 나가는 느낌으로 연기하고 싶어요.”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E&T Story 엔터테인먼트 제공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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