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에 수감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 가족을 소환하며 압박을 가하자 심리적으로 부담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된 이후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4일 문화일보가 보도했다. 불면증이 심해져 한 알씩 복용하던 수면제의 양을 두 배나 늘리기도 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같은 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일부터 수면제 복용량을 한 알에서 두 알에서 늘렸는데도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고 들었다"면서 "요 며칠 접견을 가보면 이 전 대통령 얼굴이 수면 부족으로 상당히 부어있다"고 말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하루 한 시간 허용되는 운동 시간에도 구치소 독방을 나가지 않고 식사도 남길 때가 많다. 면회 도중 가족이 운동을 권하자 "내가 무슨 운동을 하겠느냐. 여기선 답답해서 못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테니스 광'으로 불릴 만큼 운동을 즐기던 평소 모습과는 다르다. 또 이 전 대통령은 주로 성경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잠을 잘 자지 못하는 데에는 검찰 조사에 대한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변호인을 통해 아들 이시형씨를 검찰이 기소할 수 있다는 비보를 접했다. 변호인은 "제가 '(검찰이) 이시형씨를 기소할 모양이다'라고 말씀 드렸더니 좀 착잡한 표정이셨다"며 "별말씀 없는 걸 보니까 각오를 하시고 있었던 것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은 "나는 몰라도 가족은 지켜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3일 이시형씨를 불러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이시형씨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를 통해 편법 지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비공개 조사를 하려다 무산된 이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에 대해서도 검찰은 조만간 조사 일정을 다시 잡을 계획이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