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 직원의 ‘우리사주’ 취득을 장려하는 일대일 매칭 지원제도가 확대되고 있다. 우리사주는 직원의 애사심을 높여 기업의 성장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기업의 건전한 지배구조 형성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2017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에 따라 올해부터 ‘우리사주 취득 지원제도’를 도입했다. 우리은행에 이어 시중은행 가운데 두 번째 도입이다.
국민은행의 우리사주 취득 지원제도는 우리사주 취득을 위해 직원 개인이 출연한 금액과 동일한 금액을 은행에서 직원에게 지원해 주는 제도다. 반기별 25만원씩 연 50만원까지 지원된다.
국민은행 직원이 우리사주를 25만원 어치 사면 은행이 25만원을 지원해, 직원은 총 50만원의 우리사주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 제도가 도입됐는데 아직 직원들이 많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지원금은 오로지 우리사주 매입에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에 앞서 이러한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한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3월 ‘우리사주 지원제도’를 도입했다. 지원 방식은 국민은행과 유사하다.
우리은행은 월 급여에서 5만원이 우리사주 매입을 위해 일괄 공제되며, 이때 5만원의 은행 지원금이 제공된다. 10만원 이상 매입할 경우 지원금은 10만원으로, 연 120만원까지 확대된다. 다만 일괄 공제 부분을 두고 다소 우리은행 직원들 사이에 불만이 나오기도 한다.
직원들이 이렇게 매입한 우리사주는 연말 정상시 연 4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또 기업 입장에서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우리은행의 경우 민영화 과정에서 직원들이 우리사주를 매입해 주가 부양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사례도 있다.
은행 한 관계자는 “우리사주의 도입 취지는 직원의 재산형성과 애사심을 고취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있다. 여기에 대주주의 지분이 취약해 경영권을 위협받고 있는 경우 우호지분의 역할과 최근에는 소액주주로서 경영권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우리사주 비율이 높은 곳은 우리은행(5.36%)이다. 뒤이어 신한은행(4.73%), 하나금융(0.88%), KB금융(0.47%), 기업은행(0.17%) 순이다.
한편 우리사주 취득 지원 제도를 도입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은행 최고경영자(CEO)들 역시 자사주 매입을 통해 책임경영과 주가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허인 국민은행장의 경우 전날 KB금융 주식 1000주를 장내매수 했으며,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지난달 부터 세 차례 장내 매입을 통해 총 3만8127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