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가가 1분기 크게 하락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이 1분기 실적 발표로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1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실적이 상승한 하나금융과 KB금융의 주가 반등 기대가 높다. 반대로 실적이 하락한 우리은행과 신한금융에 대해서는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 은행권 주요 상장회사의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예상치 평균)는 3조490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동기 순익 보다 4.55% 하락한 수준이다.
이들 금융회사의 주가도 같은 기간 평균 7.14% 하락했다. 하나금융이 10.12% 하락해 가장 높은 하락폭을 기록했다. 뒤이어 우리은행(7.86%), 신한지주(7.49%), 기업은행(6.40%), KB금융(3.80%) 순이다. 증권가에서는 이에 대해 “코스피 대비 초과 하락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금융권에서는 일회성 요인의 제거,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채용비리 등 여파로 은행권 1분기 실적과 주가가 감소한 것으로 평가했다.
금융사별로 보면 하나금융과 KB금융은 1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할 전망이다. 하나금융의 순익 컨센서스는 6145억원, 지난해 동기 순익 보다 19.69% 증가했다. 업계 1위인 KB금융도 5.04% 증가한 9323억원의 컨센서스를 기록했다.
하나금융과 KB금융의 컨센서스에 따라 두 금융사의 주가 회복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1분기 주가가 10.12% 하락한 하나금융의 주가 상승 기대감이 높다.
한국투자증권 백두산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2018년 ROE는 9.4%인 가운데 PBR은 0.49%로 심각한 저평가 상태에 놓여있다”고 평가했다.
기업은행은 1분기 지난해 수준의 순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기업은행의 1분기 순익 컨센서스는 지난해 보다 0.11% 증가한 4399억원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1분기 6.40% 하락한 주가역시 변동이 적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은행과 신한금융에 대해서는 실적 하락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우리은행의 실적 컨센서스는 489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순익보다 23.90%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순익을 달성한 신한금융도 15.04% 하락한 8558억원의 순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우리은행과 신한금융의 1분기 실적 하락이 일회성 요인에 기인하고 있다는 변수가 존재한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1분기 순익은 중국 화푸빌딩 매각 약 1700억원과 STX조선해양, STX엔진, 대우조선해양 충당금 환입 약 700억원이 반영된 실적이다. 신한금융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분기 신한카드 내부등급법 도입에 따른 충당금 적립기준 변경으로 약 3600억원 규모의 충당금환입이 실적에 반영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신한금융의 1분기 이자수익은 각각 지난해 1분기보다 약 6%와 12% 성장했다. 두 금융사의 이자수익 성장세가 견고한 만큼 이번 실적 하락에 따른 주가 하락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신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채용비리, 감독당국의 규제 리스크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지만 1분기 하락폭이 컸던 만큼 실적발표 이후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며 “외국인의 경우 실적발표 이후 후행적으로 매매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추가반등 여지를 좀 더 열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