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재벌 개혁 아이콘 김기식, 취임 14일만에 ‘낙마’

금융·재벌 개혁 아이콘 김기식, 취임 14일만에 ‘낙마’

기사승인 2018-04-17 09:59:45

금융과 재벌 개혁의 아이콘으로 평가받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14일만에 사퇴했다. 

김 원장은 17일 개인 SNS를 통해 “선관위의 결정 직후 이를 정치적으로 수용하고 임명권자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원장은 역대 금감원장 가운데 최단기 재임한 금감원장으로 기록됐다.

김 원장이 취임할 당시만 해도 금융권 안팎에서는 비금융권 시민단체 출신인 금감원장에게 거는 기대감이 높았다. 특히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채용 비리 의혹으로 중도 퇴진한 만큼 그에게 거는 기대감이 컸다. 금감원 노조는 이례적으로 “금감원 기능 회복을 위한 대안을 찾는 데 힘써달라”는 환영 성명서를 냈을 정도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감은 외유성 출장 의혹과 정치자금 불법 사용 의혹이 제기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 원장이 19대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 돈으로 외유성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는 지적이 나온 데 이어 정치자금을 자신이 속한 단체에 셀프 기부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국민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 출장 후 관련 기관에 오해를 살 만한 혜택을 준 사실이 없다“고 해명하고 금감원장 행보를 강행했다. 김 원장은 물론 청와대와 여당까지 그에 대한 의혹 해명에 나섰으나 결국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으로 그는 사퇴를 결정했다.

최흥식 전 금감원장에 이어 김 원장의 사퇴로 금융개혁에 나선 금감원의 행보에 차질이 불가피해 졌다. 금융권에서는 차기 금감원장 선임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감원장이 연이어 도덕성 문제로 낙마한 만큼 청와대의 인사검증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청와대 역시 김 원장의 사임 표명 이후 “인사기준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당장 금융권 채용비리와 삼성증권 사태 등 해결해야할 현안을 가지고 있다. 금감원은 유광열 수석부원장의 대행 체제로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장 대행체제로 당분간 운영될 것이다. 새로운 금감원장이 임명되면 그를 중심으로 개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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