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기소 된 더불어민주당원 김모(49·필명 드루킹)씨가 운영하던 블로그 ‘드루킹의 자료창고’가 16일 공개 전환됐다. 블로그 공개 이유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드루킹의 블로그는 댓글 조작 사건이 본격 알려지기 시작한 지난 14일 비공개로 전환됐었다. 이후 어떠한 업데이트도 없었다. 그러나 사건이 불거진 뒤 이틀 만에 갑작스럽게 공개됐다.
현재 블로그에서는 드루킹이 지난 2005년부터 올린 게시물 중 일부인 202개의 게시물을 볼 수 있다. ‘문재인 정권에 위기가 닥쳐왔을 때의 마음가짐’ ‘북한 핵문제는 어떻게 귀결될 것인가’ ‘문재인의 집권은 시대정신이다’ ‘문재인의 50%가 넘는 승리가 필요한 이유’ 등 국내외 정치평론글 60개가 게재됐다. 또 ‘송하비결의 재해석-일본 대지진이 온다’ ‘박근혜 정권의 몰락’ ‘중국 본토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때’ 등 예언서에 기반한 예측글도 일반인들이 볼 수 있다.
블로그 공개 전환으로 일각에서는 김씨 외 제3자 개입 의혹이 제기됐다. 김씨는 지난달 25일부터 포털사이트 네이버 기사 댓글 공감 클릭 수를 조작한 혐의(업무방해)로 구속돼 지난 17일 재판에 넘겨졌다. 즉 김씨의 공범이나 그를 접견할 수 있는 변호사 등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 블로그를 공개했다는 것이다.
또 김씨가 재판을 고려해 블로그를 공개 조치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지난 15일 드루킹 사건이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지자 김씨는 블로그 글을 비공개로 설정했다. 이에 증거인멸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김씨는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게시물은 공개하지 않았다. 일례로 그가 대선 전후 ‘댓글 공작’에 나섰던 정황이 언급된 ‘지금이야말로 반격의 때다-MB 세력에게 최후의 일격을 날릴 때가 되었다’는 제목의 글은 현재 찾아볼 수 없다. 해당 글은 김씨가 지난해 4월11일 작성했으며 “(박근혜 정부가) 1시간에 6만개 댓글을 생산하는 기계들을 동원하고 있다.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기계 로봇에 맞서 싸우는 혁명군 지도자 존 코너처럼 저는 여러분에게 기계들과 맞서 사우는 방법을 가르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었다.
김씨 블로그 방문자수는 지난 15일 3만4185명, 16일 2만9295명, 17일 4만2753명에 이어 이날 오후 2시30분 기준 1만6154명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김씨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계정, 팟캐스트 등은 여전히 비공개 상태다. 또 그가 운영에 관여하거나 주도적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블로그 ‘경인선’(경제도 사람이 먼저다), 카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과 ‘우경수’(우윳빛깔 김경수), ‘세이맘’(세상을 이끄는 맘들) 등도 폐쇄되거나 비공개됐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