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지난해말 차입금이 12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상환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이사장(경상대 경제학과 명예교수)은 24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농협, 사업구조개편 6년, 이대로 좋은가’라는 간담회에서 농협중앙회의 자료를 인용해 2017년말 농협의 차입금이 12조4100억원이라고 밝혔다.
장 이사장이 공개한 ‘범 농협 경영 현황’에 따르면 농협의 차입금은 농협이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를 단행한 2012년 9조2000억원에서 2013년말 10조원을 넘어섰으며 2015년말 11조원, 지난해말 12조조4100억원을 돌파했다. 차입금은 이후 계속 증가해 2022년 13조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차입금은 신경분리에 따라 금융지주 7조8000억원, 경제지주 2조1000억원, 중앙회 3000억원 등 법인별 필요자본을 충당하기 위해 총 10조2000억원이 사용됐다. 또 손익부진과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으로 1조6000억원이 배분됐다.
농협의 차입금과 차입금에 대한 이자가 늘어나는 사이 농민지원을 위한 농업지원비와 단위 농축협 등에 대한 배당금은 감소했다. 중앙회의 배당금 지급액은 2012년 3350억원에서 2014년 2630억원까지 늘어났으나 2014년 2630억원을 거쳐 2017년 1678억원까지 감소했다.
특히 2016년 중앙회의 배당금 수입이 721억원인 반면 배당금 지급액은 1006억원에 달해 중앙회가 차입을 통해 부족한 배당금을 메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역시 중앙회의 배당금 수입보다 배당금 지급액이 1460억원 많았다.
장 이사장은 이같은 농협의 차입금 증가가 정부의 농협 자본금 충당 약속 미이행과 신경분리 후 농협의 경영실적 악화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장 이사장은 “사업구조 개편 당시 필요자본은 총 26조4300억원으로 부족한 자금 12조원 중 6조원을 정부가 책임진다는 약속이 있었으나 정부는 부족자본금 출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신경분리 이후 농협의 추정손익 대비 실적은 저조한 편으로, 영업수익 미달과 STX 등 조선해운업체에 대한 거액의 대손비용 발생으로 금융지주의 실적이 부진한 탓”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농협의 신경분리는 농민의 농산물 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판매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에서 단행됐으나 농민이 원하는 만큼 성과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며 “농협회원조합들로 상호금융연합회를 설립하고 금융지주 자회사를 연합회 자회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품목조합사업과 품목조합연합회의 결성·육성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