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강정호 선수, 이젠 야구만 해주세요

[옐로카드] 강정호 선수, 이젠 야구만 해주세요

[옐로카드] 강정호 선수, 이젠 야구만 해주세요

기사승인 2018-04-27 17:25:09

강정호의 취업비자가 발급됐다. 국내·외 관계자와 팬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 구단은 27일(한국시간) “강정호가 미국 비자를 발급받고 피츠버그로 돌아온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1년이 넘는 긴 공백기가 드디어 막을 내린다.

강정호는 지난 2016년 12월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됐다. 이미 2차례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여론은 악화됐다. 결국 1심과 2심에도 모두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실형을 선고 받았다. "야구로 보답하겠다"며 항소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범법자 신세가 된 강정호는 미국 이민국으로부터 취업 비자 발급을 거부당했다. 

피츠버그 구단이 물심양면으로 도왔지만 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기다림이 길어지자 강정호는 지난해 도미니카공화국 윈터리그에서 뛰기도 하는 등 실전감각을 유지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퇴출당하는 수모까지 겪었다. 완고한 이민국의 태도에 강정호를 향한 피츠버그 구단의 태도도 조금씩 미온적으로 변질되기 시작했다. 강정호를 대체할 선수들이 하나둘씩 라인업을 채웠다. 이에 강정호가 결국 KBO 복귀를 추진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도미니카에서 비자 발급을 시도, 이민국이 이를 승인하면서 기사회생했다. 강정호는 이미 미국으로 건너가 몸을 만드는 데 여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음주운전 관련 프로그램을 이수한 뒤 마이너리그 등에서 실전 감각을 기를 계획이다. 빠르면 올 시즌 후반기 빅리그에 모습을 드러낼 수도 있다.

하지만 강정호의 복귀를 두고 팬들과 관계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대부분의 야구팬들은 강정호의 복귀 소식에 오히려 실망감을 드러냈다. 걸출한 선수이기는 하나 잠재적 살인 행위인 음주운전을 3번이나 저지른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현지 언론도 마냥 반색하지만은 않았다. 피츠버그 지역 언론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의 론 쿡 기자는 “강정호는 한국에서 3번째 음주운전 적발로 처벌을 받았다”며 “나처럼 당신들도 강정호가 피츠버그에서 운전을 하고 돌아다니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나? 강정호는 바로 당신에게 달려들 수도 있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이어 “강정호는 운이 좋았을 뿐이다. 본인이 죽을 수도 있었고 누군가를 죽일 수도 있었다. 더 나쁜 것은 그가 현장에서 도망치고 경찰에게 거짓말가지 했다는 점”이라며 조목조목 강정호의 죄목을 들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쿡의 말처럼 강정호의 죄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전 2차례의 적발 이후에도 강정호는 음주운전을 했다. 적발되지 않은 수많은 음주운전 전력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프로 선수는 누군가의 우상이자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른 책임감도 분명 막중한 자리다. 

그런 면에서 강정호는 프로의 자격이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야구를 할 수 없었다고 해도 결코 가혹한 처벌은 아니었다. 강정호는 안타깝게 야구를 쉬게 된 ‘피해자’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위협이 될 수 있었던 ‘잠재적 가해자’다. 

하지만 어찌됐든, 강정호는 다시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는다. 한편으로 강정호의 복귀를 반기는 이들도 있다. 피츠버그 현지 팬들과 몇몇 동료들, 그리고 일부 국내 팬들은 강정호가 또 다시 이전과 같은 활약을 펼쳐주길 기대하고 있다. 

강정호는 빅리그 데뷔 첫해인 2015년 타율 2할8푼7리 15홈런 58타점으로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6년엔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늦었음에도 103경기 타율 2할5푼5리 21홈런 62타점으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그는 김현수, 박병호 등 KBO 출신 타자들의 연이은 도전 실패가 안긴 상실감을 충분히 채워줄 수 있는 선수다. 

복귀에 대한 온도차는 극명하지만 그에게 바라는 한 가지는 같다. 강정호가 더는 구설수에 휘말리지 않고, 술을 마신 채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것이다. 

강정호 선수에게 부탁하고 싶다. 이렇게 된 거 이제 야구에만 집중해달라고. 끝없는 속죄는 덤이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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