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도발을 자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날 브리핑을 통해 회담 과정에서 나온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대화 내용을 전한 윤영찬 청와대 홍보수석에 따르면, 두 정상은 오전 9시 48분쯤 정상회담 개최에 앞서 평화의집 1층 환담장에 나란히 입장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우리 때문에 문 대통령께서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하시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쳤다고 들었는데, 새벽에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셨겠다”는 농담을 웃으며 건넸다.
이에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께서 대북 특사단이 갔을 때 선제적으로 말씀해주셔서 앞으로는 발을 뻗고 편히 자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새벽잠 깨지 않도록 제가 확인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이 이른 새벽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는 등 잇따라 도발을 감행함에 따라 문 대통령이 긴급 회의를 소집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새벽잠’을 언급한 건 두번째다. 그는 지난 3월 평양을 방문한 대북특사단에게 “그동안 우리가 미사일을 발사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새벽에 NSC를 개최하느라 고생 많으셨다”며 “오늘 결심했으니 이제 더는 문재인 대통령이 새벽잠 설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