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이하 어벤져스3)가 개봉 3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모든 관객이 ‘어벤져스’ 시리즈를 반기는 건 아니다.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들을 꾸준히 챙겨본 관객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관객도 있기 마련이다. 그렇지 않은 관객에겐 고민이 되는 시점이다. 지금이라도 전작들을 챙겨보고 연례행사처럼 찾아오는 ‘어벤져스’ 축제에 참가해볼까.
무려 18편이다. 2008년 개봉한 영화 ‘아이언 맨’을 시작으로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블랙 팬서’까지. 고작 한 편의 영화를 보자고 마블 스튜디오가 10년 동안 마블 스튜디오가 쌓아온 영화를 모두 챙겨보는 건 물리적으로도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주요 시리즈 몇 편만 골라서 보면 되지 않을까.
된다. ‘어벤져스3’는 유독 전작을 봐야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많다. 잘못하면 주위를 둘러싼 마블 팬들이 신나게 웃는 장면에서 혼자 멍 때리며 왕따가 된 기분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제 아무리 마블 스튜디오라 할지라도 영화 18편을 한 편에 녹여내는 마법을 부리진 못한다. 일부 영화만 보고 극장에 입장해도 주요 내용을 이해하는 데 뒤처지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슨 영화를 봐야 하는 걸까.
그래서 준비했다. ‘어벤져스3’ 관람 전 꼭 봐야 하는 영화 다섯 편. 이번 기사를 위해 지난 주말부터 다수의 영화를 복습했고 마블 팬들에게 자문을 구하며 직접 추려낸 영화들이다. 물론 이견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어벤져스’를 처음 접하는 관객들에게 다섯 편도 많은 게 사실이다.
‘어벤져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닥터 스트레인지’, ‘토르: 라그나로크’ 다섯 편의 영화들이 왜 ‘어벤져스3’를 위한 필수 감상 영화들인지, 어떤 내용이 담긴 영화인지 간단히 정리했다. 온전한 영화 감상의 즐거움을 위해 스포일러는 최대한 줄였다.
△ ‘어벤져스’(2012)
‘어벤져스’ 시리즈의 첫 번째 편이다. 어벤져스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탄생한 히어로 연합군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전까지 각자의 영역에서 악당들과 싸우던 히어로들이 지구를 침공한 우주 세력과 싸우기 위해 하나로 뭉치게 되는 이야기를 다뤘다. 한 팀이 된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 맨, 헐크, 호크아이, 블랙 위도우, 토르가 호흡을 맞춰 적을 상대한다.
‘어벤져스’를 꼭 봐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어벤져스의 탄생과 전투 과정을 통해 시리즈 전체 분위기를 학습할 수 있다. 히어로들의 개성이 얼마나 다른지, 어떤 역할에 특화되어 있는지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인피니티 스톤과 타노스의 등장이다. 악당들이 지구를 침공하는 수단으로 이용된 테서랙트는 스페이스 스톤, 로키가 사용하는 치타우리 셉터는 마인드 스톤으로 ‘어벤져스3’에 등장한다. 인피니티 스톤이 얼마나 강력한 위력을 갖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또 ‘어벤져스3’의 메인 악당으로 활약하는 타노스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의 세 번째 편이다. 어벤져스 멤버들의 갈등과 전투가 촉발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갈등의 핵심은 이들의 전투로 발생하는 일반인 희생자들이다. 지구를 지키는 대의를 위해 싸우지만, 그 과정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희생되는 것에 대한 딜레마를 진지한 시각으로 다룬 영화다. 결국 갈라진 어벤져스 멤버들은 오해가 쌓여 대규모 내전을 벌이기도 한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를 꼭 봐야 하는 이유는 어벤져스를 다룬 가장 최근작이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는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에 포함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어벤져스 2.5’로 볼 수 있다. 봉합되지 않은 이 영화의 결말이 ‘어벤져스3’에서 2년 후 이야기로 이어진다. 또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를 연출한 안소니 루소, 조 루소 형제가 ‘어벤져스3’의 감독을 맡았다. ‘어벤져스3’의 전반적인 분위기나 액션 방식을 예습하는 느낌으로 보면 좋다.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첫 번째 편이다.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 중 가장 경쾌하고 유머러스한 시리즈다. 스스로를 무법자 스타로드로 칭하는 좀도둑 피터 퀼이 어딘가 부족하고 상처 입은 이들을 만나 동맹을 결성, 우주를 구하게 되는 이야기를 다뤘다. 해외에서는 흥행 대박을 터뜨렸지만, 국내에서는 100만 관객에 그치며 잘 알려지지 않은 시리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꼭 봐야 하는 이유는 ‘어벤져스3’의 주요 인물로 첫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상당히 비중이 크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멤버들이 어떤 과정으로 뭉치게 됐고 어떤 캐릭터인지 미리 학습하면 이해가 쉽다. 영화에서 오브로 등장하는 보랏빛 광석이 인피니트 스톤 중 하나인 파워 스톤이다.
△ ‘닥터 스트레인지’(2016)
새로운 히어로 닥터 스트레인지의 탄생을 다룬 영화다. 불의의 사고로 절망에 빠진 천재 외과의사 닥터 스트레인지가 네팔에서 에이션트 원의 제자가 되어 마법사가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마법사 히어로라는 독특한 콘셉트를 살린 화려한 영상미가 눈길을 끄는 영화다.
닥터 스트레인지 역시 ‘어벤져스3’에 주요 인물로 첫 등장한다. 그것도 상당히 큰 역할을 하는 만큼 어떤 캐릭터이고 어떤 마법을 쓰는지 알아두는 것이 좋다. 또 닥터 스트레인지가 사용하는 유물인 아가모토의 눈이 타임 스톤으로 등장한다.
△ ‘토르: 라그나로크’(2017)
‘토르’ 시리즈의 세 번째 편이다. 자신의 행성인 아스가르드를 지키려는 토르와 멸망시키려는 이복누나 헬라의 대결을 그린 영화다. 토르는 이 과정에서 한쪽 눈을 잃고 무기인 망치가 파괴되는 등 큰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답을 찾아내며 진정한 아스가르드의 왕으로 성장하는 스토리다. 중간에 불시착한 사카아르 행성에서 헐크를 만나기도 한다.
‘토르: 라그나로크’의 마지막 장면은 ‘어벤져스3’의 첫 장면과 이어진다. ‘어벤져스3’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되는 만큼 그 어느 영화보다 연관성이 크다. 토르의 비중과 영향력이 커진 만큼 미리 봐두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