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조원 규모의 서울시 금고지기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선정됐다. 이번 금고 지정으로 우리은행의 104년 서울시 금고 독점은 막을 내렸다.
서울시는 3일 금고 지정을 위한 심의위원회를 열고 1금고 우선협상 대상 은행에 신한은행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2금고 우선협상 대상 은행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일반·특별회계 관리를, 우리은행은 기금 관리를 4년간 담당하게 된다.
그동안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 서울시만 유일하게 한 곳의 은행을 시금고로 지정하는 단수 금고제를 고수해왔다. 서울시의 단수금고제 고수에 따라 우리은행은 1915년 경성부금고 시절부터 서울시 금고를 맡아왔다.
그러나 서울시가 복수금고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물론 하나·농협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서울시 금고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금융권에서는 이 가운데 서울시금고와 관련한 전산 시스템 운영 경험이 있는 우리은행의 1금고 선정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은행은 이러한 우리은행의 강세 속에서 제1금고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신한은행은 앞서 경찰공무원 대출 사업권과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경쟁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에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업영업부문을 확대하는 등 서울시 금고를 차지하기 위해 전력투구해 왔다.
특히 위성호 행장은 신년사에서 “올해 커뮤니티영업을 무엇보다 강력하게 추진하겠다. 기관고객영업도 긴밀한 협업과 촘촘한 영업을 통한 ‘토탈마케팅’을 바탕으로 더욱 강화하겠다”고 선언하고, 서울시 금고 선정작업을 진두지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서울시 1금고로 지정된 신한은행이 일반·특별회계 관리는 물론 서울시 산하 유관기관과의 거래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올해 계약이 만료되는 인천시금고 경쟁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편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이달 중 서울시와 최종 약정을 체결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 4년간 서울시금고를 관리하게 된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